"내게도 여자 친구가 있었으면..."
아주 오래전에 재즈 영화를 봤다. EBS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러니까 고전 명작이어서 한 번 보고나서 다시 볼 기회가가 없었던 것 같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그 영화에는 네 명의 남자가 주인공이다. 넷은 시골 동네에서 각자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재즈에 빠져들었고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어떤 계기가 있어서 그들은 먼 곳으로 연주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들은 무대에서 어설프지만 산뜻한 연주를 했다. 그들은 나름 기뻐했다. 물론 관객 중에는 역시 그들이 아마추어임을 눈치챈 사람들도 있었다. 거기까지는 아름다운 이야기. 그들의 연주는 점점 아마추어임이 탄로 났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 모던 재즈의 숙명처럼 쿼텟 중 한 명이 죽는다. -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나왔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그들은 정말 멋진 쿼텟으로 남았다. 즐길 수 있었음으로 멋진 마무리다. 그게 다다.
나는 색소폰 아저씨가 좀 더 자신감을 가지길 짧은 순간 바랐던 것 같다. 거실 한 곳에 케이스째 놓인 내 기타 두 대가 떠오르고, 언젠가 주점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 불렀던 곡이 떠올랐다. 술을 마시고 한껏 추켜올렸던 자신감...
"좋다. 그 정도 자신감이라면!" 기타를 잡을 줄 알고 코드를 기억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아마추어여서가 아니라 아마추어이든 프로페셔널이든 즐길 수 있었으니까. 우리의 삶은 처음이라 우리는 늘 아마추어이다.
"자신감이 절반 이상이야."나 자신에게도 친구들에게도 하는 말인데 그 색소폰 아저씨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아저씨! 화이팅!"
나도 아저씨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