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힘을 가진

by 현진현


안양, 2005년

책 장에 틀림없이 두 권의 마르케스가 있다. 단편들이 들어있는 두 권 속엔 중첩되는 단편도 있다. - 한 권 정도만 읽어도 될 거 같다. 너무도 값진 이야기들이니 딱 한 편만 읽든가.


환상적 사실주의니 사실적 환상주의니 잘 모르겠지만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단편들은 그의 불세출의 장편 <백 년 동안의 고독>만큼이나 훌륭하다. 그 훌륭한 점들의 가장 훌륭한 점은 바로 상상력이다.


사람이 살았던 시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1997


마르케스가 사회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것은 그가 한참 활동할 당시의 중남미의 정치상황과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특정할 수 있는 몇 가지 책을 제외하면 그의 소설은 모두 상상력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 상상력은 그의 독특한 필치로 펼쳐진다. 일상어들이 꼬리를 물고 간단하게 마무리되는 단편들이지만 상상력의 미덕을 충분히 발휘한다. - 우리나라 단편들의 그 사소설적 분위기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아요.


독특한 필치는 환상성에 기인한다. 마르케스의 환상성은 리얼리즘에 기반했다고 알려져 있다. 상상력과 리얼리즘이라… 아마도 ‘정치 상황에 대한 대유’를 말하는 것 같은데 어쨌든, 리얼리즘은 거창한 사조가 아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일뿐이다. 마르케스적으론 ‘상상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해도 좋겠다.


Complete Solo Recordings 1929-36

Jacques Thibaud, apr


상상력이 곧 이야기力이 되는 셈이다.

자신감을 갖고 마구 펼쳐도 좋다는 확신을 가지고 싶다면

마르케스를 읽어 봄이 어떤가 싶어서. 읽으면서 ‘APR’이라는 복각 레이블에서 나온 자크 티보의 바이올린을 들어도 좋겠다. 실제로 얼마나 달콤한 연주였을까 상상하면서… 시간이 없다구요?

여러분, 우리에겐 굉장한 연휴가 갑자기 들이닥칠 때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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