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다시 만난다는 두근거림에 대하여

기록과 기억 - 1

by 현진현
스크린샷 2021-06-08 오후 6.16.36.png

경제공황 속 떠돌이가 어떤 믿음을 주었는지 모르겠다. 다만 나는 영화의 여운을 길고 길게 느꼈다. Fern이 여자 형제를 찾아가는 대목은 좀 싫었다. 그런 사연이 없었다면 영화는 더 완전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랬다면 Ludovico Einaudi의 음악도 더 완전했을 것만 같다.

Ludovico Einaudi - Oltremare

영화 속에서 그들이 무엇을 먹고 마셨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 퇴근을 하면 가족을 만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창원에서 혼자 사는 나는 등장인물들의 삶이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집의 바깥, 그러니까 밴 밖으로 나섰을 때 사람들을 만날 뿐, 집(밴) 안에서는 늘 혼자다. 나와 마찬가지다. 그래서였는지 몹시 거슬렸다. 그 영화적 장면이 말이다.


Chloe Zhao

Nomadland, 2020


영화를 보고 나서 어슬렁어슬렁 맛집을 찾아 나섰다. 지금에 와서 과거 속 아메리칸 떠돌이가 왜 내 가슴에 와서 박히는가.

보면, 그이의 직립 때문이다.

그들은 길 위에서 '언젠가' 다시 만나는 삶을 살아간다. - 이것이 영화의 메시지라면 메시지다.

우리는 정녕코 그리 할 수 없으며, 그런 삶을 꿈꾼다. 만났던 사람을 예고 없이 다시 만나는 삶은, 삶의 모든 순간을 두근거림으로 가득 채운다.

아, 그런데 어림도 없다. 나는 그저 맛집이나 찾아다닐 뿐 길 위로 나서지를 못하니까. 맛집이나 찾아다닐 뿐. 맛집이나.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가 살고 있는 곳을 내가 살고 싶은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