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다시 쓰기, 20211008
믹스커피가 신제품이 나와주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동서의 신제품이 더디길래 최근 네슬레의 믹스커피를 사 마시던 참이었습니다. 일단 동서의 신제품 광고를 보았고, 이제 슬슬 마트로 가 보려고 합니다. '맥심 슈프림골드'가 어떤 맛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Dark
Creamy
Smooth
Sweet
커피에 바라던 모든 맛
이 한잔에 담아
마침내, 당신의 취향 '슈프림'이 되다
- 맥심 슈프림골드
'취향'이라는 단어를 카피의 마무리로 쓰고 있어서 좀 그렇습니다만... 저 취향에 속하는 영어 단어들은 희로애락과도 같은 인생의 맛을 대유 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몇 년 전 회사 바로 옆 커피집 한편에 앉아 며칠 동안의 점심에 걸쳐 읽었던 허영만 선생의 만화 '커피 한잔 할까요?'가 생각났습니다. (이 만화가 드라마로 나온다고 하는데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커피를 다루는 이야기는 인생을 다루는 이야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것은 우리니까요. 허선생님 만화는 커피 이야기만큼이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듬뿍 담고 있는데요. 그런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도 저는 '외국인의 믹스커피'(에피소드의 정확한 제목은 기억나지 않아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에서 자판기 커피를 즐겨 마시던 외국인이 자국으로 돌아갔지만 끝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다시 한국의 자판기 앞으로 돌아와 오열하며 커피를 마신다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아마 그가 오열했던 대상은 커피의 진짜 맛인 한국에서의 기억과 추억이겠지요.
맥심이든 테이스터스초이스이든 믹스커피는 이제 삼겹살이나 된장찌개처럼 우리의 음식이 된 것 같습니다. 식구들이 끼마다 먹는 디저트 같은 느낌이죠. 사나흘 파리나 런던을 배회하다 미친 듯이 질주해 찾아들어가는 현지의 한국 식당처럼 말입니다.
군 시절 중대장의 당번병(흔히 따까리,라고 불렀죠.)은 설탕과 프림이 들어간 이 믹스커피를 잘 끓여냈습니다. 아마 전 군의 모든 당번병들이 그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커피 타는 솜씨로 당번병을 가려 뽑았다는 농담 같은 이야기도 있으니까요. 윗분들이 직접 커피를 타 마시던 시절이 아니었고, 한 잔 분량씩 들어있는 믹스커피가 흔하지도 않았고 값싸지도 않았던 시절이었을 겁니다. 그 시절들의 믹스커피는 손님을 대접하는 기품이 있는 '차'였던 것이죠.
저의 처형께서는 믹스커피를 '삼박자'라고도 부르더군요. 어찌 보아도 삼박자... 가 맞습니다. 왈츠와도 같은 감각이랄까요? 오랜만에 마시는 커피는 모두 즐거운데요, 특히 오랜만의 믹스커피는 심장이 왈츠처럼 삼박자로 뛰게 하지요. 다른 카피로 바꿀 도리가 없어서 말이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 요컨대 믹스커피에는 보통의 커피에는 없는 설탕과 프림, 그리고 위로가 들어있습니다.
모든 커피는 순간의 위로.
써야 단 맛을 알고
달아야 쓴 맛도 알 테지.
슬퍼야 기쁨도 알아채고
즐거워야 괴로움도 받아들이지.
인생에 바라던 모든 맛이
커피에 담겼다면
때론 즐겨마셔도 좋겠다.
- 맥심 슈프림골드
https://www.youtube.com/watch?v=OO9UwBKMe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