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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Hyun Dec 01. 2021

앰비언스 스트레칭 - #1 구름이 움직이는 소리

음악을 멈추세요 

들리지 않던 것을 

듣거나 

말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새벽 우연하게, 듣던 라디오를 끄게 되었다. 그러자 고스란히 들려오는 엔진의 소리. 겅~~~ 하듯  맑은 휘발유가 바닷물처럼 출렁이며 도로를 긁는 듯한 소리... 차창을 내리고 어둡지만 밝은 도로의 바닥을 내다보지만 파도는 없다. 엔진 소리는, 액셀을 밟아 더 소용돌이친다. 겅, 컹~~~ 하면서 한겨울의 새벽을 따뜻하게 울린다. 도로의 마찰음이 마일즈의 리듬 섹션처럼 탄탄하고  엔진의 굉음은 구름의 허그마냥 느긋하게 퍼져나간다. 이후로 종종 차에서도 집에서도 모든 오디오를 종료시키곤 한다. 출근길엔 특히  카스테레오를 작정하고 끄기도 하는데, 어떤 날이냐면 중요한 결정이 필요한 날이거나 신중함이 필요한 날이다. 엠비언스 속에서는 나 자신도 모르게 턱, 하고 중요한 고민들이 찾아오고 엠비언스 속에서 풀려나간다. 세상이 맑아지는 느낌을 엔진 소리에서 받는다. 전기차라면 어떨까? 네 개의 실린더가 죽어라 요동치지만 전기차의 인위적인 소음처럼 부드럽게 경수대로의 아스팔트를 밟아나간다.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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