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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Hyun Nov 03. 2022

카피클래스 001

#001 경제 대통령의 탄생 _ Frame Theory

어떤 대통령 후보 A가 선동했다. “나는 경제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알다시피 A는 대통령이 되어서 경제를 파탄으로 끌고 같다. 문제 아닌 문제는, 상대편 후보 B가 A의 캠페인 당시 아무런 반격도 못한 채 ‘비경제대통령’이 되어버린 것이다. B가 경제를 얼마나 아는지 혹은 전혀 모르는지 아무도 몰랐다. A가 경제대통령을 선언한 순간 자연스럽게 B는 비경제대통령이 되었다. B는 왜?라는 의문을 가져봄직 하다.

또 다른 해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 C가 말했다. “내가 A의 아바타입니까?” 그 말을 뱉는 순간부터 C는 A의 아바타가 되어버렸다. C는 또 왜?

말이란 것은 본래부터 이렇게 위험하다. 하우저(Arnold Hauser)에 의하면, 선사시대의 사람들은 어떤 말을 반복하면 그 말의 내용이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수리수리마수리~ 수리수리마수리~’에서 수리가 반복되는 이유다. ‘소를 잡게 해주세요 소를 잡게 해주세요’라고 반복의 리듬을 탔다. 시(詩)가 되고 노래가 되고 춤의 기원(起原)이 된 이 반복은 기원(pray)이 되고 축문의 형식이 되었다. 경제대통령의 탄생은 반복의 형식을 보다 더 정교화한 데에서 이루어졌다.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는 이것을 ‘프레이밍(framing)’이라고 했다. 경제대통령은 매우 간단한 프레이밍으로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레이코프가 쓴 책의 제목 “코끼리를 생각하지마”처럼,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지만 청자는 저 말을 듣는 즉시 코끼리를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레이코프식의 프레이밍은 보통 조지 부시(George Bush)의 세금감면 정책을 ‘세금구제’라고 표현한 것을 예로 든다. ‘구제’라는 표현이 프레이밍으로 작용한다. 구제의 주체가 배후에 있다. 그는 구제하는 ‘영웅’이 된다. 조지 부시는 이 프레이밍으로 정부의 호감도를 끌어올렸다.

이 ‘프레이밍’은 대선캠페인 뿐 아니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재고의 소진’이다. 우리가 ‘공간’이나 ‘건물’, ‘입지’를 마케팅할 때 역시 기본적으로 공간과 건물의 가치를 프레이밍을 통해 소진할 수 있다. 브랜드 규정에서부터 프레이밍이 이루어진다. ‘공세권’이나 ‘숲세권’ 아파트와 차별화해야하는 ‘공원특례사업’에서의 네이밍 어프로치는 틀림없이 프레이밍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가령 ‘파크하이엔드’라는 규정이 있다면 기존의 숲세권 공세권 아파트는 파크퍼블릭의 포지션을 가진다. 파크에 대한 선호는 표층프레임으로 일반적인 숲세권 아파트는 심층프레임에 관계하고 이 두 가지 프레임은 상호작용을 통해 포괄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가진다. 이 지점에서부터는 커뮤니케이션의 구체적 방법론에 따라 프레이밍의 강도가 설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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