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내 사랑은 거칠다.
벽과 부비부비 블라우스 괜찮다.
트롬이니까.
- LG 트롬 식스모션 터보샷
당신 그 일 말야, 다 지난 거야, 괜찮다구! - 모차르트가 이런 말을 하는 건가? 슬픈 20번 협주곡을 들으면 위로가 되곤 했다. 그래서 말인데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끔 생겨나.
W. A. Mozart : Piano Concerto D minor
Clara Hakil, 1960
20대엔 클라라 하스킬(Clara Haskil)의 모차르트 협주곡 음반을 마구 소개하고 선물하고 다녔던 기억… 정녕코 하스킬의 피아노로부터 위로를 받았기 때문에 뭔가 빚진 기분이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하스킬은 브뤼셀로 향하는 기차역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끝내 숨졌다. 병원에서 하스킬은 ‘그뤼미오 씨에게 공연을 하지 못하게 되어 유감이라고 전해주세요’라고 말했다.
秘哀.
숨겨진 슬픔.
모차르트의 삶(본질)과 하스킬의 그것은 많이 닮아있다.
루마니아 태생의 유대인인 하스킬은 나치에 부역했던 코르토에게서도 피아노를 배웠다. 그리고 나치를 피해 동향의 피아니스트 리파티(요절한다.)와 함께 피난을 가기도 했다.
태어났을 때부터 꼽추였다. 하지만 그녀의 어릴 적 사진을 보면 등이 휘었는지 모를 정도로 실루엣이 아름답다. 그리고 음악가로서는 가난했다. 그녀는 쉰이 넘어서 처음으로 레코딩을 했고 말년이 다 되어서야 그랜드 피아노를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모차르트의 타건을 완성시켰고(난 그녀의 슈만 또한 아주 좋아한다.) 그렇게 연주해낼 수 있었다. 그 연주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위로를 전해주었을까.
언젠가 ‘괜찮다’라고 썼다. 오래전, 세탁기 캠페인이었지요. 위로의 ‘괜찮다’였다. 그러고 나서 어떤 겨울날, 신문에 실린 시의 한 구절에서 ‘괜찮다’를 또 보았다. 거기엔 ‘괜찮다 괜찮다’라고 했다. 괜찮다, 괜찮다고 두 번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어떤 날 낮에 라디오 카피를 쓰면서 ‘나는 괜찮다’라고 썼다.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괜찮다 괜찮다’라고도 썼다. 이건 어머니의 표정이었다. 당신들은 늘 괜찮은 건가? 나도 괜찮다. 그리고 ‘위로의 괜찮다’와 ‘부모의 괜찮다’가 모두 괜찮다.
J. S. Bach : Sonatas for Violin and Keyboard
Michele Auclair, Marie-Claire Alain
하스킬이 모차르트 본연의 아름다움으로 정신이 꼽추인 내게 위로를 주었다면 미셸 오클레르와 마리-클레어 알랭은 위로와 더불어 새로운 모습의 바흐를 만나도록 해주었다.
당신을 위로해주는 음악은 무엇이 있나요?
그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가를 찾아봐요. 그리고 그의 삶을 추적해 보세요. 틀림없이 당신의 삶과 닿아있는 연이 있을 겁니다. 미셸 오클레르의 삶은 어떠했길래 내개 위로를 주는 걸까?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위로받고 있는 나를 만나지는 않을지.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괜찮다 괜찮다 읊조리지는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