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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목나무와 매미 Dec 17. 2023

Apa Khabr, Penang! (안녕, 페낭!)

할 수 있다, 엄마와 함께 말레이시아 여행 Day 1, 2


 우리의 말레이시아 여행은 말레이시아의 북쪽 섬, 페낭에서 시작했다. 페낭은 16세기부터 화교들이 이주해 살기 시작하면서 중국 문화와 말레이 문화가 잘 섞여있다. 말레이시아가 영국의 식민지이던 시절, 믈라카 해협 이용을 위해 개발하면서 더 잘 알려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투 페링기 해변을 중심으로 휴양을 하러 많이 간다. 근처의 랑카위 섬도 함께 방문한다. 


 말레이시아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 엄마와 나는 입을 모아 페낭이 가장 좋았다고 이야기한다. 페낭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문화의 공존에서 나온다. 페낭의 중심지인 조지타운은 작지만, 중국 문화, 힌두 문화, 말레이 문화가 조화롭게 섞여 있다. 한 길에 중국식 절, 이슬람 사원, 힌두 사원이 모여 있는 풍경은 말레이시아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준다.



 페낭은 벽화로도 유명하다. 오래된 거리를 걸어 다니다 보면 아기자기한 벽화들과 만날 수 있다. 리투아니아 출신 작가 자카레비치가 여기저기에 익살맞은 벽화들을 그려놨다. 페낭 골목을 구석구석 탐방하면서 벽화들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조지타운 시가지를 골목골목 훑고 나니 어느덧 예약한 마사지를 받을 시간이 되었다. 우리가 방문한 마사지 숍은 인기가 많다고 해서 한국에서부터 미리 Whats App으로 예약을 하고 갔다. 90분짜리 전신 마사지를 받았는데 평소 뻐근했던 등, 어깨 등이 시원하게 풀렸다. 엄마는 마사지가 좀 아팠다고 했다. 하지만 열심히 돌아다니고 나서 받는 마사지는 엄마와 나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마사지를 받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여러 문화가 섞여 있는 나라답게 식당에서도 여러 음식을 함께 팔았다. 나는 말레이시아 볶음 국수인 차퀘이토, 엄마는 버섯 알리오 올리오를 먹었다. 한 식당에서 다양한 나라 음식을 만들면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맛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여기가 어디인가? 여러 문화가 섞인 말레이시아다. 한 식당에서 여러 국적의 음식이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곳이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모두 맛있었다. 

 점심을 배불리 먹고 페낭의 휴양지인 바투 페링기 해변으로 넘어갔다. 바다를 바로 볼 수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셨다. 바닷바람도 시원하고, 잔잔한 바다도 좋았다. 다만, 구름이 많이 껴서 청량한 바다를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조금 걷다, 다시 조지타운으로 돌아왔다. 조지타운은 밤에도 활기찼다. 여러 야시장들, 노점상들로 가득 차 있었다. 불빛들로 번쩍이는 조지타운을 뒤로 하고 우리는 숙소로 들어왔다. 


 여행을 갈 때 어떤 도시를 가장 먼저 만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인상이 달라진다. 중국에서 상하이를 먼저 만난다면, 중국을 떠올릴 때 경제 대국의 모습으로 떠올릴 것이다. 반면, 베이징을 먼저 만난다면 중국을 역사가 오래된, 하지만 아직은 사회주의의 모습이 남아있는 모습으로 떠올릴 것이다. 엄마와 나에게 말레이시아의 첫인상은 페낭이었다. 페낭은 우리에게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 아기자기한 벽화가 반겨주는, 천천히 걸어서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곳이었다. 페낭 외에도 대도시 쿠알라룸푸르, 신도시 푸트라자야, 역사적 도시 믈라카에도 갔지만 여전히 '말레이시아'하면 페낭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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