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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목나무와 매미 Jan 21. 2023

행복한 삶으로 가는 길

<에피쿠로스의 네 가지 처방>(복복서가, 2022)을 읽고


 UN 자문기구인 지속가능 발전 해법 네트워크는 세계 행복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2022년 발표한 세계 행복 지수에서 149개 나라 중 우리나라는 59위를 차지했다. (https://worldhappiness.report/ed/2022/


 삶의 만족도가 높기로 유명한 핀란드, 덴마크를 포함하여 우리나라보다 1인당 GDP가 높은 미국, 영국 등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우리나라보다 1인당 GDP가 훨씬 낮은 코스타리카,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등의 국가들도 우리나라보다 높은 순위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2021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24위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왜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들보다 행복지수가 낮은 것일까?


 행복을 위한 정신적 평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에피쿠로스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2가지 근거에서 찾을 것이다. <에피쿠로스의 네 가지 처방>(복복서가, 2022)은 행복감을 적게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에피쿠로스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에피쿠로스의 생각을 빌려 이야기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덜 행복하다고 느끼는 까닭은, 첫째, 불필요한 것들에 대한 우리의 욕망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상황을 남들과 비교한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서려고 노력한다. 큰 집, 비싼 차, 성능에 비해 고가의 가전제품, 보석 등과 같이 사는 데 필요하지 않지만 뽐내기 위한 물건들을 갈망한다. 필수적인 것들을 돌아보기보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들을 더 갈망하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 "자연스럽게 사는데 필요한 것은 제한적이며 쉽게 구할 수 있는 반면, 불필요한 욕망에 사로잡히기 쉽다. 공허한 허영에는 끝이 없다."(53쪽)


 둘째, 세계 행복 지수는 6가지 지표로 행복감을 나타낸다. 그중 우리나라는 social support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적다. social support는 '내가 곤경에 빠졌을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척이나 친구의 존재 유무'를 뜻하는데, 이는 에피쿠로스가 중시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의 유무다. 현재 우리 사회는 타인을 신뢰할 수 있는 협조자로 보기보다는 경쟁자로 인식한다. 그렇기에 타인을 도와주기보다는 타인을 밟고 올라서려는 노력들을 많이 보게 된다. 에피쿠로스는 죽기 전 몇 년 동안 지병으로 끔찍한 신체적 고통을 겪었지만 친구들과 공유했던 시간을 생각하며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적은 사회에서 우리의 정신적 쾌락은 줄어들고 행복감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에피쿠로스는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에 활동한 철학자지만 그의 철학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유효하다. 소셜미디어의 범람으로 계속 남들과 비교하는 삶, 욕망에 사로잡혀 가족과 친구를 배신하는 삶 등등. 우리는 스스로의 행복을 깎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회적인 지지, 자연스럽고 필요한 것들을 통한 만족감, 에피쿠로스의 이러한 삶의 기준을 떠올린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좀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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