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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목나무와 매미 Oct 03. 2023

최적의 여행지, 말레이시아

할 수 있다, 엄마와 함께 말레이시아 여행 Prologue


 2023년 겨울,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거리 두기가 완화됐다. 입국이나 출국할 때 격리 해제 증명서나 코로나 예방 접종 증명서를 보여 줄 필요가 없어졌다. 더 많은 나라들의 국경이 열렸고, 항공편이 증편됐다. 겨울 휴가를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엄마와 말레이시아를 가기로 했다.


 사실 우리는 동남아시아 여행을 자주 가지 않는다. 부모님은 비교적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두고 '나중에 나이 들어서 갈 수 있는 곳은 최대한 늦게 간다'라고 항상 말씀하셨다. 나는 휴양보다는 그 나라의 유적을 보고 체험하는 것을 더 선호해서 동남아시아 대신에 다른 나라들을 선택하곤 했다. 


 이번에 말레이시아를 가기로 결정한 건 우연이었다. 고등학교 동창 중 한 명이 싱가포르에 교환 연구원으로 가 있는데, 친구를 만날 겸 싱가포르를 가기로 했었다. 싱가포르에 가는데 비행기표만 왕복 100만 원 정도였다. 비행기 표 가격을 들은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했다. "싱가포르 100만 원 주고 가는 김에 근처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도 가는 게 낫지 않겠어?", "싱가포르만 다녀오기에는 시간과 돈이 좀 아까운데?" 비싼 비행기 표와 얇은 귀를 가진 나는 충동적으로 말레이시아에서 며칠 머물다 싱가포르에 가는 일정으로 비행기 표를 바꿨다.


 순간의 선택이었지만 말레이시아는 최적의 여행지였다. 우선 날씨가 좋았다. 말레이시아는 적도 근처에 위치해서 1년 내내 더운데 우리가 갔을 때에는 그래도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의 온도였다. 추위를 많이 타서 초가을부터 수족냉증에 시달리는 나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겨울 날씨를 가지고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사용하는 언어도 한몫했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만 영어와 중국어도 사용된다. 영국 영향으로 국민 대부분이 영어를 할 수 있어 말레이어를 하지 못해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리고 인구의 30% 정도가 화교로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곳도 많다. 말이 통하지 않아 여행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적다. 그래서 더 자신 있게 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을 계획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다. 경제적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가격 정찰제를 많이 사용한다. 전통시장이나 차이나타운 등을 제외하고는 가격을 흥정할 필요가 없다. 그랩 앱으로 바가지 걱정 없이 택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가격 흥정을 정말 정말 정말 못해서 베트남이나 태국 등의 동남아시아 시장 가는 걸 꺼려 하는 나로서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 돌아온 지금, 다시 한번 더 말레이시아를 가보고 싶을 정도로 말레이시아 여행은 좋은 추억이었다. 출발부터 귀국까지, 오히려 선진국인 싱가포르보다 말레이시아가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말레이시아에 대해 찾아볼수록 말레이시아 여행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말레이시아에서 먹었던 인생 음식, 새우국수(프라운 미)
열대 국가답게 다양한 과일을 저렴한 가격에 실컷 먹을 수 있었다.


페낭의 이슬람 사원, 카피탄 켈링 사원
'크리스마스 트리'라는 별명을 가진 말레이시아의 반딧불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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