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1호가 초1때 울먹이며 "엄마...산타가 없다는 게 사실이야? 산타는 없고 엄마아빠가 산타래" -누가?(몹시 긴장되고 고민됐다) "애들이. 내가 아니라고 했더니, 애들이 나더러 바보래" 급기야 울음을 터뜨린 아이에게 물었다 -산타가 있었으면 좋겠어? 없었으면 좋겠어? "있었으면 좋겠어" -있으면 행복해? "응 행복해" -그럼 니 맘속에 산타가 있는거야. 산타가 없는 애들보다 1호가 행복한 거 맞지? (1호 격하게 끄덕) 걔들한텐 산타가 없고 너에겐 산타가 있는거야.
2호에게도 같은 수법을 썼다. 믿으실랑가 모르겠지만, 우리 1,2호는 실제로 산타의 존재를 각각 고3 중3까지 믿었다. (나의 구라빨 설득빨의 경지는 내가 생각해도 경이롭다 ~ㅎㅎㅎ) 더 숨길 수도 있었으나, 하필 몇년전 아빠가 출장간 크리스마스이브에 4호가 2발 자전거를 갖고 싶다는거다.
자전거야 미리 준비해 지하에 숨겨놨지만,
새벽에 혼자 끌고 올라오기엔 힘에도 부치려니와
소리소문없이 처리할 자신이 없어
1,2호의 노동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때,1,2호에게 이실직고했다.
산타 부재 양심고백이라고나 할까나~~~ 그때 1,2호가 받았던 충격과 허무함이란 ㅋㅋ (말도 안된다고 손사래들을 치시겠지만,
녀석들은 어미말이 곧 신의언어인지라ㅋㅋㅋ) ㆍ 심하게 흔들리는 7살 5호의 앞니를 다저녁에 실에 꽁꽁 묶어 발치했다.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던 녀석이
이가 쑥 빠지자 제 이를 소중하게 닦아 베개 아래 넣어두더니 "이렇게 잠들고 나면 빠진 이 대신 돈을 두고 가신대" -누가?(누가? 대체 그런 햇소리를...) "큰형이. 큰형(2호)이 이빨요정께서 이 대신 돈을 놓고 가고, 내 이는 녹여서 새 이를 만들어 주신대"
이새끼(2호)가....아주 소설을...확...
빠진이를 지붕 위로 던지면
까치가 새이를 갖다 준다는 뻥은 들어봤어도,
이빨요정이 돈을 두고 간다는 허무맹랑 유언비어는...
(2호 이걸 확 그냥)
(구독자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서양에 이런 문화가 있다네요 ^^) 이런 망할 자본주의 동심현찰주의 같으니라고..
그래도 어찌하랴... 현찰주의라도 내새끼동심인데.... 까치든 요정이든 ㅜㅜ
만원은 과하고, 천원은 저렴한거 같아서... 새벽 세시에....(젠장)... 우렁까치요정으로 변신해 5호 베개밑에 다녀갔다 왔다. 내나이 마흔아홉수에 이게 할일이냐고 이게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