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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많은김자까 Jul 02. 2019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차별없는 '인류의 진화'의 다이아몬드식 해석

#총균쇠
#문학사상사
#번역_김진준

총균쇠>>> GUNS, GERMS, AND STEEL (Jared Diamond)

총.균.쇠.는 현대인에게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그것이 현학적 허세로든 지식에 대한 갈망에서 발로했든 21세기 필독서라 나 역시 강조하고 싶다.


해묵은 숙제를 하는 심정으로 펴든 총균쇠. 벽돌책의 완독이라는 부담감은 처음 몇장만으로도 슬며시 사라진다. 작가 개인 세계만을 고집하는 난해한 소설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글은 아주 쉽게 잘 읽힌다. 참 잘 쓴 다이아몬드 교수의 글을 깔끔하게 번역도 잘했다.
열심히 메모하며 읽었고, 열심히 내 손으로 썼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이미 망각의 레테의 강을 건너버린 몇 줄도 있지만, <총균쇠>는 세계 문명의 발전사를 바라보기 위한 안경을 내게 씌워 줬다.


우수한 민족은 없다>>

총균쇠는 추가된 내용을 포함해 700쪽에 달하는 벽돌을 너머 목침만한 두께지만, 다이아몬드의 주장과 설득은 일관됐다. 문명의 발전은 특정 민족의 특출한 능력에서 발로한 것이 아니라, 지리적 기후적 환경적 요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유럽인들이 아프리카를 정복하고, 아메리카 원주인을 몰아내기까지. 그 호전성이나 전투력도 탓이든 덕이든 환경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식물을 작물화하고, 동물을 가축화해 안정적 정착생활을 하게 된 것 역시, 뛰어난 민족성, 특정 인종의 특출한 능력이 아니었음을 시종일관 설파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에디슨의 축음기나 백열전구 발명에도 호들갑스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중국이 초창기 문명국가가 될 수 있었던 배경과, 이후 정체될 수 밖에 없었던 재레드식 해석은 퍽 흥미있고 일리있다. (거대한 땅덩이를 가진 중국이 손바닥만한 한국과 일본 기타등등의 국가들을 상대로, 그들의 역사를 우수한 것으로 그다지 뻐길 건덕지가 없단 얘기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녔다>>

문자와 언어 섹션에서, 한글과 세종을 언급하고 김소월시까지 게재했지만, 특별한 케이스로 설명할 뿐 독창적이라던가 빼어나다던가 이런 평가를 하지 않았다. 총균쇠 어디에서도 특정 나라 특정 민족 특정 인종에 대한 빼어남을 칭송하는 일은 없다. 추가된 논문 ‘일본은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해, 표지에는 새빨간 글씨로 ‘일본 야요이 문화가 한국인에 의해 촉발되었음을 밝혀낸 논문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 추가 수록’ 이라며, 아마도 민족적 자긍심과 자부심을 자극할만한 계산된 광고문구를 달았지만(독자들을 현혹하려했겠지만). 사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총균쇠’ 집필 목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뵌다.


700쪽짜리 목침베개가 되면
어쩌나 걱정했으나, 기분 좋게 완독.
필사하며 다시 읽고 싶은 ‘총,균,쇠’

아이들에게도 어렵지 않으니, 읽어봐야 한다고 몇달째 얘기하고 있지만, 이것들이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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