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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많은김자까 Jul 02. 2019

감칠맛 나는 사랑이야기  다나베 세이코, '춘정 문어발

사랑 한스푼, 맛난 이야기

<춘정 문어발> 다나베 세이코

총 여덟편, 음식을 소재로 남녀간의 사랑과 희로애락을 담아낸 단편소설집.

작가가 뉘신지 생각없이 읽다 보면,

깜빡 속아넘어가기 좋다.

남녀간의 사랑, 밀땅 야릇한 감정을 음식에 잘도 녹이고 담아놨는데.

죄다 지극히 남자의 시선으로 처리돼,

피식피식 쪼개다가도

종종 ‘우쒸’하고 주먹을 잘근 쥐게 된다.

가령,

“요즘 여자들 음식 참 못해.”

“요즘 여자들은 다 응큼해.”

여잔 너무 밝혀” (뭐래~~~?)

먹다 정들어서 쌍방 합의 사랑인 줄 알고, 결혼 전제 본격 껄떡대 볼라니, 남편이 있다나?

뭐 이런 식?

그래서, 가부장적인 색채 짙은 남자작가려니 하고 넘겨짚을 수도 있지만,

작가는

그 유명한 영화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의 원작자 ‘다나베 세이코’

할머니시다.

(2019.6)지난달 고인이 되셨지만.ㅜㅜ

내용이나 문체가 그야말로 통통 튀어서,

20대, 많아야 30대 작가일까 싶지만,

춘정문어발이 2014년에 출간됐으니,

5년전, 다나베 세이코가 86세에 출간된 책이다. 꺄오~~~~

이런 사실을 알고, 책을 읽으면.

더더욱 할머니 작가의 귀여움에 퐁당퐁당 빠지게 된다.

퐁당한 귀여운 문장 중에도 역시나 연륜만큼이나

성경 같은 구절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가령,


�나키야는 남자와 여자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맛있는 건 밖에서 먹어야 한다면, 사람은 역시 결혼하면 행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맛있는 건 집에서 배불리 먹으면 안 돼요.“라는 말인즉, 사랑도 게걸스럽게 탐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다코야키 다정 213)

‘결혼에 대한 후회’

‘결혼해보니 별거 없더라’

‘결혼은 그냥 맛있는 식사한끼보다 못한 것’

이런식의 (작가의 살아보니)염세적인 결혼관을

소다水같은 문장에 잘도 녹여 재워두셨다.

그나저나 어찌나 맛갈나게 썼는지,

세 번째 이야기. <인정 스키야키 이야기>에서 스키야키스키야키스키야키

하도 노래를 불러서, 오늘 저녁으로 스키야키를 해먹고야 말았다는 거.

개밥같단 구박에도 아랑곳않고,

스키야키는 남은 국물에 밥 볶아먹어야 제맛이라는 남주인공의 입맛 덕(탓)에...

우리 가족도 한냄비 볶아 고대로 따라해봤다는 거. ㅎㅎ

_

그리고, 다나베 세이코 할머니의 다른 책들도 교보장바구니에 항거 담아놨다는 거.

_

올해 꼭 먹방차 일본 가고야 말꺼라는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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