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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많은김자까 Jul 18. 2019

책>무릎딱지-엄마가 죽었다!

'죽음'에 관한 지혜로운 익힘

무릎딱지   

글. 샤를로트 문드리크 / 그림. 올리비에 탈레크                                                                                                                                                                                                                                                                                                                                      

여섯살 5호가 죽음에 대한 생각을. 아니 고민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러고보니 나도 딱 5호만할 때,

그랬던것 같다.

엄마빠가 죽으면 어떡하지?

다시 못만나면?

그러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며칠 전 저녁. 5호가 물었다.

"우리집에서 내가 제일 늦게 태어났는데,

다 죽고 나만 남으면 어쩌지?

그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

(물론, 그런 5호 앞에서, "오는덴 순서가 있어도 가는덴 순서가 없다"는 동심 파괴 발언을 한 우리집 고딩 2호는 가뿐하게 한대 줘터졌다.내게)


나 역시 고맘때 5호처럼

너무 무서웠다.

나땐 야간등화 관제훈련씩이나 하던 시절이었으므로,

전쟁에 대한 두려움도 막연하게 있었던 것 같다.


나 역시 5호처럼 물었다.

마치 대수롭지 않은 듯.

"엄마아빠,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돼?" 

그때, 어떤 대답을 들었는진 기억 나지 않지만,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진 못했던 것 같다.

밤마다 

베개를 축축히 적셔가며 잠들었던 기억.

밤마다 가위에 눌렸던 기억.

엄마아빠오빠는 어디론가 가고, 

난 아무리 따라가려해도 제자리걸음이었던.


그런 고민을 우리 여섯살 아가도 하고 있단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다.

죽음에 무뎌질순 없어도

익숙해질수 있는 연습을 시작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인친들과 블로거들이 추천한

'무릎딱지'를 읽어줬다.



엄마가 죽었다.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아이는

맘에 없는 모난 말을 해댔다


흥, 잘 떠났어. 속시원해

엄마는 나빴다. 정말 나빴다.

어떻게 아빠랑 나만 두고 떠나지?


그러면서도 아이는 아빠가 걱정됐다.

아빠를 잘 돌봐줘야겠다며, 어른이 흉내도 냈다.


그런데, 아이는 갈수록 

엄마가 너무 너무 보고 싶다.

엄마는 곁에 없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다시 엄마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냐고. 우리 아들 괜찮냐고


괜찮아, 우리 아들. 누가 우리 착한 아들을 아프게 해?

어느날 아이는 뛰다가 넘어졌다.

무릎에 상처가 나서 아팠지만, 엄마의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그래서, 아이는 무릎상처가 아무는 게 싫다.

그래서 자꾸자꾸 딱지를 떼어 상처를 덧내고 덧내 본다.

무릎은 아프지만, 아파도 좋았다.


어느날,  

엄마의 엄마, 외할머니가 온다고 하자, 

아이는 걱정이 앞섰다.

어라? 

내가 돌볼 슬픈 어른이 아빠말고도 한명이 더 생긴 거다.


그런데, 할머니가 오시자마자, 집이 덥다며

창문을 활짝 여는 게 아닌가?!!


맙소사!!!!!!!!!!!!!!!!!!!!

이럴 수가!! 아이는 너무나 놀라 비명을 지르며 울음을 터뜨렸다.

안돼! 열지 마. 엄마가 빠져나간단 말이야

창문을 열면, 엄마의 냄새가 빠져나가는데......



'무릎딱지'의 아이는, 어떻게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성장해 나아갈까?


무릎상처는 어떻게?....잘 아물었을까?



이런 주제의 책이라니...신선하다.


性 死 설명하기 난처하면

성을 내고.

몰라도 된다고 윽박지르던

우리 때와는 확실히 다른 세상,

건강한 변화다.



"나는 우리집에서 제일 늦게 태어나서,
다들 죽고 나 혼자 남게 될텐데. 그럼 난 어떻게 해?"


할머니도 엄마도 아빠도 형아들도 누나들도

다 죽음 뒤로 숨고 나면, 나는 어쩌지?

5호의 고민은 

'뽀로로를 볼까? 헬로카봇을 볼까?'

그 정도의 고민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이가 죽음에 대해 물을 때,

혹은 아이가 죽음에 대해 고민하기 전에,

진지하고 아름답게 '죽음'에 대해 얘기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지금. 소풍같은 시간과

언젠가 떠나야 할 하늘나라 소풍에 관하여.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익숙해 질 수 있도록.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돼?"


슬프지만 받아들임에 관해


따뜻하고 지혜롭게 답해줄 수 있는


예쁜 책이다. 무릎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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