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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많은김자까 Aug 20. 2019

사춘기 아들&갱년기 엄마,  대화의 품격

다자녀 시트콤 일상

사춘기 아들, (조만간)갱년기 엄마로 시정하겠습니다. ^^

재수생 1호부터 여섯살 막내까지. 2녀 3남의 시트콤 일상.

오늘의 주인공은 또!! 2호!! (현재 고1)


까칠하기 그지없는 애많은김자까는

까칠하긴 하나, 아이들과 시시콜콜한 얘기부터

진지한 얘기까지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


# 네 어미가 누구더냐?

야심한 밤에 나와 2호만 깨어 있었다.

하릴없이 멀뚱멀뚱 쳐다보기도 그렇고, 심심도 하고.

그래서  

내가 먼저 2호에게 까칠하게 말을 걸어 본다. 말이라기 보다 시비?!!


나: 야

2호: 네

나: 오늘 학교에서 별일 없었냐?

2호: 네 별로요

나: 욕 안얻어먹었냐?

2호: 아뇨. 누구한테요?

나: 선생님?

2호: 그럴리가요?

나: 친구들한테는?

2호: 아시면서. 전 욕먹는 애가 아니에요

나: 그래? 너한테 욕하는 건, 니 엄마뿐이구나

2호: 엄마도 욕 안하시는데요.

나: 그래? 니 엄마가 나는 아닌 것 같다.



현재 고딩1학년인 2호의 사춘기는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실실~~시작됐던 것 같다.

그 즈음의 母子 대화


# 바람아~ 해님에게 물어봐 주오


나      너! 엄마아빤테 불만 있으면 말해봐

2호   에이~~그런게 있을리가요오~~

나      한가지만 말해봐 쨔샤~~들어보고 타당하믄  시정토록 노력해볼게


(망설망설)


2호   진짜요?

나    (끄덕)


2호  그게요. 제가 셤(시험)못봤다고 학교서 제가 엄마한테 전화할때요. 엄마가 무섭게 좀 전화 안받으셨으면 좋겠어요

나     내가 뭐라는데?

2호  "너 죽을래?"

       "너 미쳤냐?"

       "넌 집에 오면 죽을줄알아!"

나   그러니까...니가 셤을 잘처보시등가

2호  엄마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저 진짜 무서워 죽겠거등요.

       그런날은

       바람이랑 막 대화를 하면서 집에  와요

나    그래?(어이없음) 바람이랑 뭔 대화를 하는데?

2호  바람아....나 오늘 안죽고 살 수 있겠니? 니가 해님한테 물어봐죠



# 오픈 북 테스트


2호가 바람 타령을 한 즈음이었다. (ft. 1호)


국어 단원평가를 봤다는 2호가 머뭇거리며, 내 눈치를 본다.


나    왜? 또 (시험을) 바람하고 대화할 지경으로 봤냐?  

2호  그게 아니라요. 마지막 문제가.......................... "


2호에게 주어진 2015년 6월 10일 국어단원평가의 마지막 문제는 이랬다.

'섞인말 5개를 찾아쓰시오'(오픈북테스트)

(-아마도 여기서 섞인말은 우리때의 합성어 정도겠지?)  

안중근 doctor 사건으로 이미 까발린바 있듯...

한무식에 결정장애까지 있는 우리 2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답이 생각나지 않더라는 거다.

그렇게 멍때리고 교단을 바라보는데,

먹고남은 우유급식통이 눈에 번뜩!!!

'옳지!!'


섞인말 5개

(초코우유)(커피우유)(바나나우유)(딸기우유)...(   )


그런데,

5번째 메론우유를 쓸라니, 멜론인지 메론인지 모르겠어서 말았다나 모라나...


이제 남은건 5번째 섞인말...

또 고민하고 멍때리며 칠판을 바라보는데, 선생님의 판서가 눈에 뙇!!

'숙제 : 수학오답노트제출'  

그리하야....

***초등학교 6학년3반 2호의

국어 단원평가 마지막 문제  

'섞인말 5개, 정답은?'

(초코우유)(커피우유)(바나나우유)(딸기우유)(오답노트)

이 와중에 당시 중3이었던 우리집 범생이 1호가 참견하기를,


1호 "야, 너 그거 컨닝이거든"

2호 "오픈북테스트였다니깐"

1호 "너 책에서 찾은 거 아니니깐, 그거 컨닝이야. 자수해"

(1호 너마저 그러면, 난 누굴 믿고 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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