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머문 순간들
그놈
그놈한테
한눈에 홀딱 반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사진 한 장에
마음을 쏙 뺏겼다
굴뚝새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다
칙칙한 갈색 바탕에
어둔 밤색 점들 점점이 찍혀 있는
그놈에게
두 눈을 빼앗겼다
마음도 빼앗겼다
그저 놈을 잡고 싶은
마음만 두근두근
무딘 연필로
그놈을 포박하느라
아침나절을 온전히 바쳤다
그러나
포박당한 건
바로 나였다
무엇이 나를
이런 맹목으로 치닫게 했나
사랑은 늘
그렇게 불가사의하다
산책과 독서를 좋아합니다. 산책 중 만난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그때 즉흥적으로 떠오른 단상을 기록하기를 좋아합니다. 쓰지 않으면 사라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