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시네마
한나 아렌트는 독일계 유태인 철학자이자 정치사상가이다.
그녀는 나치 전범인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을 취재하며, '악의 평범성'에 대한 개념을 처음으로 꺼냈다.
그녀는 아이히만은 군인으로서 기계적으로 명령을 수행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가 특별한 괴물은 아니라는 것이었고, 평범한 군인인 그가 이런 무시무시한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로, 사유의 부재를 꼽았다.
또 유대인 지도자들이 저항하지 않고 독일에 협력함으로써 대규모 유대인 학살의 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을 하다가, 이스라엘 정부와 유대인들의 위협과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그녀는 아이히만이 유대인들을 죽였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없다면, 유대인들이 비유대인들을 죽인 것은 용서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녀는 정의란 보편타당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녀는 전체주의는 사유하지 않는 평범한 인간들을 악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 그리고 대학 측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당당하게 강의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였다.
"사유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이다. 아이히만은 인간의 소중한 부분을 포기했는데, 그것은 사유하는 능력이다. 사유를 할 수 없으면 평범한 인간일지라도 잔혹한 행위를 하게 된다. 이 문제를 철학적으로 생각해 보면 사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선악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고, 아름다움과 추함을 구분하는 힘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사유를 통해 인간이 강해지는 것이다. 위기상황에 차했을 때에도 포기하지 않고 생각함으로써, 파멸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악의 평범함'과 '사유의 위대함'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 영화.
'사유'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독서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