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시네마
1995년 칸 영화제 개막작. 장 피에르 주네 감독과 마르크 카로의 공동 각본과 연출. 의상은 장 폴 고티에 디자인으로 아주 독특해서 인상적이었다.
한 과학자가 외로워서 인간을 복제했는데 유전자가 잘못되어 여섯 쌍둥이들은 잠꾸러기가 되고 아내는 난쟁이가 된다. 자신의 뒤를 이을 천재 '크랑크'는 꿈을 꾸지 못하는 결함을 갖고 태어나서, 나자마자 순식간에 늙어버린다.
크랑크는 젊어지기 위해 아이들의 꿈을 훔치려고 아이들을 정기적으로 유괴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계속 악몽만 꾸어 계획이 계속 실패하는 장면은 우스꽝스러웠다. 꿈을 꾸지 못하는 크랑크는 우리 어른들의 표상인 듯.
동생이 유괴된 차력사 '원'은 아이들 도둑 무리 반장인 소녀 '미에뜨'와 함께 동생을 구하러 간다.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 같은 어른과 어른 같은 아이는, 아이와 어른의 차이와 경계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환상적인 배경과 그로테스크한 음악은 마법의 네버랜드로 들어가게 하는 구실을 톡톡히 한 듯. 지루하고 익숙한 일상의 세계에서 벗어나 가끔 낯선 판타지의 나라로 들어가는 것도 작은 재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피터 팬'의 나라를 꿈꾸던, 그때 그 아이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