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고미숙/북드라망

-외로울 땐 독서

by 푸른 오리


얼마 전에 읽은 최진석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자기를 만날 수 있는 중요한 방법 세 가지로, 글쓰기, 운동, 낭송을 꼽았다. 그런데 도서관 서가에서 우연히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를 발견했다. 우연치고는 너무 신기했다.

최진석의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낭송'에 대해서 그리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문득 책은 또 다른 책을 부르는 거대한 자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을 가득 품고 책을 펼쳤다.


저자는 개별적인 묵독은 정지된 자세를 요구하는데, 이런 자세는 전신의 기혈이 막히기 십상이고 자의식과 사적 영역이 비대해진다고 했다. 그에 비해 낭독은 '머리와 가슴과 팔' 혹은 '다리'의 강력한 운동이 수반되어, 기혈 순환에 그만이라고 한다.


그리고 '낭송'은 책을 소리 내어 읽는 낭독이 아니다. 핵심은 외는 것이지만 암기가 아니라 암송이라고 한다. 암송은 소리로써 텍스트를 몸안에 새기는 행위인데, 낭송이란 존재가 또 하나의 텍스트로 탄생되는 과정, 몸이 곧 책이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고전은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와서 고전의 낱말과 문장들은 늘 새롭다면서, 저자는 고전을 낭송할 것을 강조한다. 고전을 낭송하는 건 아주 구체적이면서 신체적인 활동이어서 양생이라고 했다.


최진석은 낭송이 자기를 만나는 방법이라고 했고, 고미숙은 양생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낭송은 꼭 실천할 만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고전은 아직도 내게 좀 부담스럽다. 그러니 고전은 아니라도 시 한 편이라도 매일 낭송해보면 어떨까 싶다. 시는 감수성까지 충만하게 해 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터!



동서양 고전을 읽는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개념도 단어도 낯설고 생경하다. 그래서 요가나 108배, 청소와 산책 같이 몸을 단련하는 일과 병행한다. 몸의 리듬이 바뀌면 눈이 좀 밝아진다. 귀를 열기 위한 작업이 곧 낭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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