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나를 안아준다/신현림/판미동

-외로울 땐 독서

by 푸른 오리


잠들기 전 시 한 편, 베갯머리 시



머리말에서 신현림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내 마음의 도로 표지판은 시였다. 신성함이 무너진 시대에 생활에서 잃어버린 영성을 되찾으려면 시가 절실히 필요하다. 좋은 시들이 지금까지 나를 깊고 따스한 길로 이끌었다. 그리고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나를 안아주었다.

시의 힘을 강하게 느끼게 해주는 말이다. 시는 소설과는 또 다르게 정서적으로 깊은 울림을 준다. 짧게 함축된 문장과 단어들 속에 삶의 비의(秘意)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한 줄의 시가 한 권의 소설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줄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 시집에서는 우리나라 시들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아름다운 시들이 많이 실려 있어, 여러 나라의 시들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의 부제 '잠들기 전 시 한 편, 베갯머리 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에 실린 시들은 잠자기 전에 읽을 수 있는 자장가처럼 아주 푸근한 시들이다.


시는 피곤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무엇보다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박한 삶의 현장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잠시 머물다 보면 본래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피곤하고 힘들 때는 전쟁터 같은 현실을 벗어나 그 어딘가에 있는 먼 곳으로 당장 날아가고 싶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치 않다. 이럴 때 처방으로 시집 한 권을 권하고 싶다. 그곳에서 만나는 시들은 우리를 낯설지 않은 편안한 그곳으로 데려가 줄 것이기 때문이다.

시 한 편 한 편에는 한 사람의 영혼이 담겨 있다. 그 영혼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시는 종종 영적 동반자가 되어 준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실은 시를 읽어야만 하는 멋진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시를 읽으며 상상력을 키우다 보면 감정이 섬세해지고 호기심과 인내심도 커진다. 진정 용기 있는 사람이 된다. 꽃과 나무, 바람과 별의 정령들이 모이는 밤 시간. 이 속에서 사랑의 결을 어루만지고 헤아리고, 뜨겁게 달구는 시를 만나라. 영혼 밑바닥까지 가닿는 사랑, 그 숨결을 만나라. 진정 사랑할 대 우리는 자기 자신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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