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밥도둑/황석영 산문/교유 서가

-외로울 땐 독서

by 푸른 오리



외환위기의 후유증으로 사회 분위기가 음울하던 무렵 신문에 주말마다 연재했던 글들을 엮어서 만든 산문집.

이 책의 초입에는 개정판 서문이, 그리고 말미에는 초판 서문이 있다. 책 한 권에 서문이 둘이나 있다. 그만큼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고추장떡, 군 시절에 철모에 삶아 먹은 닭, 구치소에서의 법무부 한정식, 해외 망명 시절의 여러 음식들에 대한 작가의 추억은 그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듯했다.

음식에 대한 그의 기억은 놀라울 정도였다. 여느 여자 이상으로 음식의 조리법이나 재료를 꿰고 있었다. 그의 섬세한 눈썰미와 관찰력이, 글쓰기와 음식에 통달한 근원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보았다.


그가 초판 서문에서 한 말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어 옮겨 본다.


무엇보다도 음식은 사람끼리의 관계이며, 시간에 얹힌 기억들의 촉매이다.



그의 말처럼 음식은 단순히 먹는 행위가 아니다. 음식을 먹는 장소, 시간, 상황, 함께하는 사람들. 이 모든 요소들이 버무려져서 하나의 의미 있는 '일'이 되는 것 같다.

먹는 풍경에 생각보다 여러 층의 의미가 숨어있음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먹는 일이 곧 사는 일이기도 하다. 음식을 먹으며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누군가를 생각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삶은 충만한 삶인 것 같다.


오늘 지인과 점심 약속이 있다. 점심을 한자로 쓰면 '마음에 점을 찍는다'이다. 마음에 점을 찍는 행위,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늘 점심이 왠지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육체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에도 변화를 주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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