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땐 독서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일기.
따스한 문장을 만나면
내 가슴도 덩달아 따스해진다
책 읽기의 마법이다.
병원 카페테라스에 앉아 있다. 커피가 달고 깊다. 길 건너 고궁의 지붕들, 그 너머 숲들, 그 너머 하늘, 모두가 아름답다. 성스럽도록 아름답다. 파란 버스가 정류장에 섰다가 떠난다. 출근하는 사람들이 바쁘게 계단을 오른다. 모두가 건강하고 밝고 가벼운 걸음이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의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을 미처 알지 못하리라. 나는 이제 그 세상과 삶의 본래적 축복을 안다. 그것들을 온몸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 세상으로 나는 복귀할 것이다. 거기에서 사랑하고 행복할 것이다.
오늘이 그 첫날이고 지금이 그 아침이다. (132쪽)
철학자 김진영이 암 투병 중에 쓴 글이다. 그의 눈은 거리 풍경에서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을 보았다. 그는 병을 앓음으로써 비로소 삶의 ‘본래적 축복’을 깨달았다. 모든 인간들이 그러하지 않을까.
깨달음은 늘 너무 늦게 온다.
그가 따스한 눈길로 본 일상에서, 나도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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