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고 묻지 않는 삶/알렉산드르 졸리앙/인터하우스

-외로울 땐 독서

by 푸른 오리

부제가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떤 철학자의 영적 순례'이다.


저자는 스위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태어날 때 탯줄이 목에 감겨 질식사 직전에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그때의 후유증으로 뇌성마비에 걸렸다. 그는 육체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철학을 공부하고 많은 책을 썼다. 그의 작품들 중에서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한다>는 그를 밀리언 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는 2013년 영적 스승을 찾아 가족을 데리고 한국에 왔다. 이 작품은 그가 한국에서 3년간 살아오면서 체험한 이야기다. 그의 글은 읽기 쉽지만 뛰어난 통찰력이 있다.


일상에서 직접 겪은 일에서 깊이 있는 철학을 끌어올리는 그의 인식은 놀라웠다. 에세이 형식의 글 한 편 한 편은 길지 않고 짧은 편이지만 적지 않은 깨달음을 주었다. 그것이 그의 작품의 매력인 듯하다.

생활 속에서 건져 올린 그의 멋진 비유를 다시 음미해본다.


나는 식탁 앞에서 종종 인간의 의식이 온갖 영양분을 가득 함유한 거대한 솥과 같다는 생각을 떠올릴 때가 있다. 가끔은 거기서 우리의 눈물을 쏙 빼곤 하는 양파를 씹기도 하고, 감미로운 맛이 풍부한 요리를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보다 자주 밋밋하고 싱거운 음식을 맛본다. 모든 것이 그 엄청난 분량의 수프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거기서 양파를 건진다 한들, 거대한 솥 안에 떠다니던 양파 한 조각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즉시 할 수 있어야 한다.


눈물을 쏙 빼놓은 양파 같은 일을 만날 때에도 “거대한 솥 안에 떠다니던 양파 한 조각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면, 우리 삶은 한결 가벼워질 것 같다.

삶의 전모全貌를 파악함으로써 한 가지 일에 일비일희하지 않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 물론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순간순간 깨어있으려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조금은 덜 흔들리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삶은 이런 노력을 계속하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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