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땐 독서
'우리 시대의 31가지 위대한 질문'은 큰 질문 3가지에서 갈라진다. 그 질문들은 아래와 같다.
1. 삶은 의미 있어야 하는가
2. 우리는 왜 정의를 기대하는가
3. 만물의 법칙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런 질문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따져 묻는 철학적 문제에서부터 민주주의 같은 사회 제도의 문제, 그리고 사랑,외로움 등의 감정 문제등을 철저한 과학의 눈으로 보고 따지는 형식으로 쓴 글이다.
그렇지만 인문, 철학, 예술, 영화 등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해박한 지식으로 논리를 펴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그래서 길지 않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는 지식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책에는 심오한 질문들이 많았지만 첫 번 째 질문 '존재는 왜 존재하는가' 에서 언급한 '무'의 의미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존재는 왜 존재하는가? 왜 무가 아니고 유인가? 현대 물리학의 답은 단순하다. 물체와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무'는 양자역학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무'는 오래 갈 수 없기 때문에 '유'이다.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는 랜덤으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우리는 존재하는 것이다.
일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에서는 우주가 무에서 아무 이유 없이 랜덤으로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주장을 '우리는 왜 태어났을까?'에 대한 답으로 받아들인다면, 삶에 대한 의문을 그다지 가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아니, 의미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닐까. 이유 없이 랜덤으로 태어난 생에 대한 답변이 있을리 없기 때문이다.
그냥 태어났으니 그냥 살면 된다. 다만 살아있는 동안 , 돈, 명예, 권력 등의 소모적인 것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다 가면 된다. 아주 단순한 삶이다.
어쩌면 이렇게 단순하게 살 수 있는 삶을 괜히 복잡하게 사는 것이, 인간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책을 읽으며 현대 과학이 이렇게 삶의 철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하긴 고대에는 오늘날처럼 학문이 분화되지 않았다. 그때는 한 사람이 철학자, 수학자, 과학자일 수 있었다. 어쩌면 고대의 학문이 분화가 되지 않은 학문이 아니라, 오히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통섭의 학문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진리는 하나가 아닌가?
책에서 던진 31가지 질문은 궁극적으로는 인간 존재에 대한 심오한 탐색이었던 것 같다. 쉽지 않은 질문이었고, 쉽게 대답할 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질문에 대해 생각해본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