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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Oct 13. 2020

포토 아크/조엘 사토리/사이언스북스

  -외로울 땐 독서


Photo Ark

사진으로 엮은 생명의 방주


조엘 사토리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가로 일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2005년 그의 아내가 암에 걸리자, 가족을 위해서 집 가까이에 머물러야 했다. 그는 집 근처에 있던 링컨 어린이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포토 아크 ’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포토 아크 Photo Ark.

말 그대로 사진으로 엮은 생명의 방주다.

전 세계의 생물종들을, 우리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게, 사진으로 찍어 둔 것이다. 이런 사진을 찍어둔 것은 조만간 사라질 수도 있는 동물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환기시킴으로써 동물들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조엘 사토리는 지은이 서문 ‘방주를 만들며’에서 이렇게 말했다.


‘포토 아크’는 세계 생물 다양성의 감소를 멈추려는 필사적인 노력에서 탄생했다. 서식지 파괴, 기후 변화, 환경오염, 남획, 과잉 소비는 모두 전 세계 동식물이 대규모로 멸종하는 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구의 긴 역사로 볼 때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멸종은 궤를 달리한다. 이것은 빙하기나 소행성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인간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이대로 가면 2100년까지 지구의 모든 종 가운데 절반이 멸종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 기본적으로 ‘포토 아크’는 세계의 생물종들을 기록하는 사진을 모아놓은 방주이다. 이 생물종 중 상당수는 사실상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사라지고 있다. 또한 ‘포토 아크’는 동물과, 동물 보호를 도울 수 있는 사람들 사이를 시각적으로 매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32쪽)


그는 세계의 무수한 종들을 사진관 초상으로 기록하는 데는 25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가 죽기 전까지, 전 세계의 포획되어 있는 1만 2000여 종 각각을 사진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아무튼 그가 목표로 한 사진을 다 찍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그의 활동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생존율이 조금이라도 늘어나길 바란다. 물론 개개인의 관심과 노력이 함께 해야 그의 작업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인간들은 지구에 어떤 이로운 활동을 했을까? 그것보다는 인간 중심의 오만한 사고방식으로 다른 생물들을 남획하고 지구 환경을 해친 일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있고, 밀림이 사라지고, 그곳에서 살던 많은 생명체들이 사라지고 있다. 그들의 멸종은 우리 인간들과 전혀 관계가 없을까?

자연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독자적인 생존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구의 다른 생물종을 구하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벌, 나비, 파리 같은 작은 곤충을 비롯해서 원숭이, 코끼리, 표범 등의 모든 생명체들이, 우리 인간들의 삶에 어떤 식으로든 다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만 우리들이 잘 모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우리들의 무지한 인식 체계를 깨트려 주기 위해서 ‘포토 아크’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을 것이다.


책은 전체 5장으로 되어 있다.


1장 닮은꼴


책의 왼쪽과 오른쪽 사진에는 각각 다른 동물 사진이 실려 있는데, 어쩐지 서로 닮은 것 같다. 이런 식으로 편집한 이유는 모든 생명체는 이웃사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 생각일 뿐이지만.


<스프링복사마귀>


위쪽은 스프링복사마귀, 아래쪽은 북극여우의 사진이다. 이 둘은 고개를 45도 각도로 꺾고 있다. 마치 사진을 바라보는 우리를 보고 있는 듯하다. 흥미로운 편집이다.



<북극여우>


2장 짝


거의 모든 동물은 암컷과 수컷이 있다. 암컷과 수컷은 서로 짝을 이루며 종족 보존의 본능에 충실하다. 책에는 같은 종, 혹은 다른 종의 짝을 이룬 사진들이 실려 있다.

사토리는 다른 종들로 짝지은 사진에 대해서 ‘유대감, 영혼, 환경에서 비롯된 동반 관계’라고 했다.


붉은옆구리뉴기니앵무 암컷(위쪽)과 수컷(아래쪽)이다. 조류는 대체로 수컷이 더 화려한데, 이 종은 암컷이 강렬한 붉은색을 띠고 있다.


< 붉은옆구리뉴기니앵무 암컷>


< 붉은옆구리뉴기니앵무 수컷>

                    

3장 적


서로 다른 종들의 존재는 지구 생물 다양성의 아름다움이다. 그런 이유로 ‘포토 아크’ 프로젝트는 모든 종을 살아 있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둥지 침입자 바늘꼬리천인조(위쪽)와 둥지 주인인 푸른머리청휘조(아래쪽)이다. 천인조가 탁란(托卵)을 하면 둥지 주인인 청휘조가 천인조의 새끼를 자기 새끼로 키우게 된다.


<바늘꼬리천인조>


<푸른머리청휘조>


4장 호기심


이 장에서는 닮은꼴이나 짝 또는 적으로 엮이지 않은 종들로, 분류 범주가 무색한 종들의 사진들이 실려 있다.


긴부리가시두더지(윗쪽)로 부리 속 긴 혀를 내밀어 흰개미, 개미, 지렁이, 여타 먹이를 잡아먹는다.

오리너구리(아랫쪽)는 오리처럼 부리가 있다. 이 두 동물은 단공류로 희귀하게도 알을 낳는 포유동물이다.


< 긴부리가시두더지>


<오리너구리>


5장 희망


마지막 장에서는 한때 멸종 직전에 이르렀다가 인간의 돌봄을 받아 회복되고 있는 종들에 주목했다. 이 종들의 해피엔딩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인간이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한다면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아래 사진은 흰찌르레기다. 그동안 애완동물로 거래되었기 때문에 심하게 남획되었다. 집중적인 포획 번식 프로그램을 실시해 야생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면 멸종했을 것이라고 한다.



<흰찌르레기>


책에는 우리가 평소 보지 못했던 희귀한 동물들이나 곤충, 물고기 사진들이 실려 있다. 사진 속의 동물들은 마치 우리를 빤히 바라보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 것 같다.


“너희 인간들이 이 초록별 지구의 진짜 주인이라고 생각하니?”


책 첫머리에 영화배우 해리슨 포드가 쓴 서문 '생명의 응시'는 이렇게 맺고 있다.


생물 다양성(biodiversity)을 보존하는 일은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을 구하는 일이다. 사토리가 만든 ‘사진으로 엮은 생명의 방주’ 속 동물들과 우리는 한배를 타고 있다. (11쪽)

우리는 지구 상의 다양한 종들의 동물들과, 정말 한배에 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배에 타고 있다는 것은, 같은 운명에 처해 있다는 뜻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더욱 노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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