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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Oct 28. 2020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마이클 해리스 지음/어크로스

  -외로울 땐 독서


 저자는 '들어가며'에서 이디스 본 박사 이야기를 한다. 본 박사는 1차 대전에 헝가리 의사로 야전병원에 근무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녀는 영국에 16년간 살며 많은 인맥을 쌓고 고국에 돌아왔지만, 헝가리 당국은 그녀를 스파이로 의심하여 체포했다. 그녀는 7년 59일 동안 독방에 구금되어 있었지만 그녀는 파멸하기는커녕 "조금 더 현명하고 희망에 가득 찬 상태"로 나왔다.


 저자는 본 박사에 대한 이야기를 우연히 책에서 접하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의 홀로 있음도 견디기 힘들어했다.

 그는 본 박사의 훌륭한 존재 양식, 그녀 자신의 내적 삶이 가진 풍요로움에 대한 확신을 연결에 집착하는 세계에 도입해볼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자기는 혼자서 조용히 있는 것을 왜 그처럼 두려워했나? 자문해보고, 이 책은 그 답에 최대한 접근한 결과라고 밝혔다.


 디지털 혁명은 개인의 삶을 편리하게 해 주었지만, 개인이 홀로 있는 시간, 즉 자유로운 창의력의 시간을 빼앗아 갔다. 저자는 현대는 외로움이 삭제된 시대라고 했다. 인간은 홀로 있는 외로운 시간이 있어야 자신의 내면을 대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디지털 기기는 보이지 않는 줄로 개인의 삶을 구속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그런 구속의 줄이 없으면 오히려 불안해한다. 디지털 사회는 개인의 개별성을 뭉개버리고 정체성을 통일해 버린다. 그 전체성 속에 개인의 정체성은 익명으로 묻혀버린다. 정체성이 상실된 인간은 진짜 살아 있다고 보기 힘들 것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저자는 이런 사실을 시험해보기 위해 스스로 일주일 동안 혼자 있는 체험을 해보고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 자기 자신을 찾으려는 노력이 곧 타인을 얻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


 나 역시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 책 속에 언급된 심리학자 앤서니 스토 (Anthony Storr)의 말은 이 사실을 더욱 강조해주는 듯했다.



  똑같이 반복되는 사회생활에서 자신을 격리시키면 "일상적 삶의 복잡한 상황에서는 좀처럼 포착되지 않는 자기 이해와 깊은 내면과의 접촉이 증진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잠시'가 아니라 '수시로' 갖고 싶다.

내공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내공은 결국 반복에서 만들어지는 습관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홀로 있는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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