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 오리 Nov 10. 2020

호모 데우스/유발 하라리/김영사

  -외로울 땐 독서


<호모 데우스>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욕망 때문에 진화했고, 욕망 때문에 멸망할지 모르는 사피엔스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읽었다.

 인류의 미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인간의 심리를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 목적에 충실한 저자는 생명과학, 인지과학 등의 여러 분야에서 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실험 결과들을 제시하면서, 인간 의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욕망을 가진 존재로서의 인간이 과연 미래를 어떻게 펼칠 것인가?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혀온 기아, 역병, 전쟁은 이제 불가피한 비극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는 난제가 되었다. 저자는  '인류의 새로운 의제'에서 말하기를, 역사에는 공백이 없으므로 기아, 역병, 전쟁이 아닌 다른 과제가 인간의 의제에 올라와야 한다. 그것을 제대로 탐구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는 완승을 이룬 사피엔스가 영문도 모른 채 새로운 전투에 끌려 나갈지 모른다고 했다.

매우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다음 목표는 '불멸, 행복, 신성'이 될 터. 인간은 극도의 비참함에서 벗어나면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다가올 미래에 '호모 사피엔스'는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한 '호모 데우스'로 진화할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종교는 인간의 경험을 데이터 패턴으로 여기는 '데이터교'가 될 것이며, 미래는  인간 중심적 세계관에서 데이터 중심적 세계관으로 이동할 것이다. 이런 가설은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종합해볼 때 지나친 상상만은 아닌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비극적인 가능성이 실현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에 저자는 세 가지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1. 유기체는 단지 알고리즘이고, 생명은 실제로 데이터 처리 과정에 불과할까?
2. 지능과 의식 중에 무엇이 더 가치가 있을까?
3. 의식은 없지만 지능이 매우 높은 알고리즘이 우리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면 사회, 정치, 일상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가 위의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다면,  인류의 방향은 좀 더 나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몹시 어려운 질문이다. 


 
다시, 개인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어쩌면 인류의 미래는 개인의 욕망에 달려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욕망에는 끝이 없다. 질주하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기차에는 브레이크가 없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사피엔스의 미래는 그리  밝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여담 한 마디.

거의 육백 쪽에 가까운 책들,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는 혼자서는 선뜻 잡기 쉽지 않은 책들이다. 그렇지만 의무감이 있을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그 의무감이란 우리 독서모임이 내게 부여한 '즐거운 의무감'이다. 이 책들을 접하게 해 준 book mate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몇 년 전에 읽었던 책.

 올해는 독서관에서 독서모임을 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가능할지 모르겠다. 일단 희망을 가져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의 건축/알랭 드 보통/ 이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