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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Apr 29. 2020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마음의 고샅길


 요즘 날씨가 많이 건조해서 그런지, 세수하고 금방 로션을 바르지 않으면 얼굴이 심하게 당기는 것 같았다. 화장대 앞에 앉아서 거울을 보니, 얼굴 곳곳에 깊고 얕은, 다양한 모양의 주름들이, 날카로운 칼로 금을 그어놓은 것처럼 선명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저 주름살들이 세월의 상흔처럼 보였다. 세월이 주는 훈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더 좋으련만. 괜히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주름살 위로 로션을 듬뿍 발랐다. 주름살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늘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거울을 보면 몸은 그 변화를 분명하게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은 눈에 확연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어서, 그냥 지나치게 될 때가 많다. 

 세파를 겪으면서 마음 또한 거칠어졌을 것이고, 마음의 주름살 또한 많이 생겼을 것이다. 그 주름살들은 더 가지려는 욕심, 남보다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의 경쟁, 다른 사람과의 비교 등등, 세속적인 것에서 생긴 것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의 주름살은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그것을 위해서는 어떤 행동이나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생각은 잘하지 못하는 것 같다.


 건조한 피부에 로션을 바르듯이, 거칠어진 마음을 위해서도 뭔가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람마다 그 처치 방법은 각각 다를 것이다. 

나는 ‘읽고, 생각하고, 쓰는 행위’를 처방책으로 떠올려보았다. 이런 행위는 종종 마음을 보게 하는 거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거울을 자주 보면 얼굴에 난 잡티나 뾰루지 등을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처치를 하게 된다. 마음도 ‘읽고, 생각하고, 쓰는’ 거울을 통해서 자주 들여다보면, 어떤 조치를 취하게 되지 않을까. 자주 보는 것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조치를 취하게 되므로. 

 마음도 자주 만나는 기회를 만든다면, 그 마음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


<거울을 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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