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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Dec 18. 2020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올리버 색스 지음/알마

  -외로울 땐 독서



 신경과 전문의인 저자는 혼자 산에 올랐다가 다리를 다쳤다. 그는 아픈 와중에서도 생생하게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자기를 지배하는 감각을 놓치지 않고 관찰했다. 그의 대범함과 세심함, 그리고 철학적 사색의 문장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사고를 당하면서 환자들의 입장과 심정을 스스로 느꼈고, 이 사고를 계기로 환자를 인간적으로 이해하는 의사가 되었던 것 같다.


 그는 수술 후 다리가 회복되었지만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우뇌 뒷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환자는 자신의 사지를 낯설게 보게 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그는  물리 치료사들의 격려로 다시 걸을 수 있었다. 걷기라는 문제의 해법은 걷기였고,  '걸으면 해결된다 Solvitur ambulando'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일을 통해 정신의 지시로만 육체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는 행위 자체가 또 정신을 깨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경험은 그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 되었다.


 저자는, 의학적 사실만을 얘기했다면 자칫 보고서처럼 지루해질 수도 있는 내용을, 자신만의  특유의 시선과 철학적 사유를 깃들여, 이 책을 한 편의 흥미진진한 인간 드라마로 썼다. 이런 이유로, 그의 책들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건 아닐까.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인간적인 의사를 자주 만날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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