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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Jan 11. 2021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앤더슨 쿠퍼 외/

  -외로울 땐 독서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앤더슨 쿠퍼• 글로리아 밴더빌트/세종서적 


 

 CNN의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와 그의 어머니 글로리아 밴더빌트가 일 년 동안 나눈 이메일을 책으로 엮었다. 글로리아는 미국 철도왕 코닐리어스 밴더빌트의 5대손으로 15개월 되었을 때 막대한 유산을 받은 유명인이다. 그녀는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굴곡의 인생유전을 겪기도 해서 그녀의 삶을 다룬 TV 시리즈 <글로리아 밴더빌트 이야기>는 에미상을 타기도 했다.


 2015년 초 어머니 글로리아는 아흔한 번째 생일을 앞두고 심각한 호흡기 질환에 걸려 고생했다. 이 일을 계기로 아들 앤더슨은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는 어머니와 전통적인 모자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었음을 실감하고, 더 늦기 전에 어머니의 인생을 주제로 이메일로 대화를 하기로 한다.


 아흔을 넘은 노모는 자신의 인생을 통해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결코 자기 생각을 아들에게 강요하지는 않았다. 이상주의자인 어머니와 현실주의자인 아들은 몹시 다르게 보였지만,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산다는 점에서는 또 굉장히 닮은 듯했다.


 이메일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어머니와 아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말로는 하기 힘든 얘기라도 글이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내겐 그런 대화를 나눌 부모님은 이미 계시지 않지만, 먼 훗날 우리 아이들과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아들과 어머니, 두 사람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구절이 인상적이어서 옮겨 본다. 


 어머니 글로리아 밴더빌트의  글 


 


  무지개는 피었다가 사라진다. 그리고 또 피지. 무지개가 피어 있을 때 이 무지개를 즐겨라. 무지개가 사라진다고 해서 놀라지 말고, 다시 찾아올 때 반기고 마음껏 즐겨라. 

 


아들 앤더슨 쿠퍼의 답글 



 제가 찾는다는 것 그 자체를 믿는지 어떤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무지개가 다시 나타날 거라는 사실만큼은 알고 있습니다. 자연에서는 늘 그렇지요. 그러나 무지개가 나타날 때 어머니가 바로 그곳에 있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실 수 있지요? 저라면 차라리 어둠 속에서라도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방법을 익히고, 긴 겨울에 대비해서 돈을 모으고, 생필품을 사겠습니다. 물론 무지개가 '짠'하고 나타나 준다면 그보다 더 멋진 일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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