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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Feb 04. 2021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오스틴 클레온/중앙 books

  -외로울 땐 독서


  Steal Like An Artist

     

 부제가 죽어 있던 생각을 아이디어로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10가지 방법이다. 그 10가지 방법은 아래와 같이 목차로 나와 있다.



1.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2. 그냥 시작해라,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3. 당신이 써라, 당신이 읽고 싶은 책

4. 두 손을 써라

5. 곁다리 작업이나 취미가 중요하다

6. 멋진 작업을 하고 사람들과 공유하라

7. 지리적 한계는 더 이상 없다

8. 호감형이 돼라(세계는 작은 마을이다)

9. 질릴 만큼 꾸준히 하라(이것이야말로 작품을 완성하는 유일한 길이다)

10. 크리에이티브는 빼기다



 책의 크기는 작고 얇지만 매우 압축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해준 진심 어린 조언들이 읽을 만했다. 

 태양 아래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지만,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변주할 때 그것은 오리지널 한 것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고 한다. 작가 조너선 레섬이 한 말을 음미해보면 그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세상이 어떤 작품을 ‘오리지널’이라고 할 때, 그 십중팔구는 그 작품이 참조한 대상이나 최초의 출처를 모르기 때문이다”



 미국 영화감독인 짐 자무쉬의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어떤 울림을 주거나 상상력을 끓어오르게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훔쳐라. 옛날 영화, 신작 영화, 음악, 책, 그림, 사진, 시, 꿈, 대화, 건축물, 다리, 간판, 나무, 구름, 물줄기, 빛과 그림자.

 당신의 영혼에 정면으로 호소하는 것들만 가려내서 훔치면, 당신의 작품(또는 당신의 도둑질)은 진품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그는 다른 사람의 작품에서 얻을 만한 것을 훔치라고 한다. 

 그리고 T.S. 엘리엇이 한 말을 보면, 훔친다는 것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어설픈 시인은 흉내 내고 노련한 시인은 훔친다. 형편없는 시인은 훔쳐온 것들을 훼손하지만 훌륭한 시인은 그것들로 훨씬 더 멋진 작품을, 적어도 전혀 다른 작품을 만들어낸다. 훌륭한 시인은 훔쳐온 것들을  결합해서 완전히 독창적인 느낌을 창조해내고 애초에 그가 어떤 것을 훔쳐왔는지도 모르게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제대로 훔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인 오스틴 클레온은 자신만의 도둑질 파일을 만들라고 한다.


 어디서든 노트와 펜을 들고 다녀라. 언제든지 그것들을 꺼내어 당신이 생각한 것과 본 것들을 적는 습관을 들여라. 책에서 본 좋은 글귀를 옮겨 적어보고 귓가에 들려오는 대화를 기록해라. 전화통화를 할 때조차도 끼적여라.



 그리고 창의적인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해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라고 했다.


 두뇌는 일상적인 환경에 너무 쉽게 적응해 버린다.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 모든 일을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봐야 한다. 여행은 세상을 새롭게 보이게 하고, 세상이 새롭게 보이면 뇌는 더 열심히 활동한다. 



 익숙함에 매몰되어 있으면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힘들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이나 독서 등을 통해 새로운 것이나 낯선 것을 만나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것도 어려우면 익숙한 것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낯설게 바라보는 방법도 있겠다. 세상에는 좋은 방법들이 너무나 많다. 다만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듯하다. 

 저자는 실천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이런 충고를 한다.



 작품을 만든다거나 커리어를 구축한다는 것은 작은 노력들을 오랜 시간 천천히 쌓아 올려야 하는 일이다. 날마다 한 페이지씩 쓰는 글은 결코 많지 않지만, 그것이 365일 계속되면 한 권의 소설책이 된다. 


 창의적인 작품은 어느 순간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노력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무슨 일을 이루기 위해서 특별한 비방이나 왕도는 없다. 다만 자신이 하는 일을 끊임없이 사랑하고 그 사랑하는 과정을 즐기면 될 일이다. 물론 그 과정이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닐 것이고, 분명 많은 고통도 따를 것이다. 그러나 그 고통은 성장을 위한 아름다운 고통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작품이 모든 사람들에게 다 이해받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성공만을 목표로 한다면, 타인의 시선에 매달리게 되고 자기 내면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힘들 것 같다. 감상자들이 창작자의 이런 번민을 완전하게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창작품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순수한 정열과 사랑이 녹아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아티스트 사울 스타인버그가 한 멋진 말을 발견하고 탄성을 질렀다.


“어떤 예술작품에 대해 감상자가 반응할 땐 한계와 맞서 싸운 아티스트의 고뇌에 반응하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이제 뭘 해야 할까?”

그의 말은 이러했다.


·걸어라

·도둑질 파일을 만들어라

·도서관에 가라

·공책을 사서 갖고 다니며 써라

·캘린더를 활용하라

·일지를 써라

·이 책은 멀리 치워 버려라

·블로그를 시작하라

·낮잠을 자라

     

브런치 작가님들은, 이 중에서 몇 개나 실천하고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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