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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Apr 20. 2021

아름다움의 구원/한병철/문학과지성사

-외로울 땐 독서


얇은 두께여서 부담 없이 덜컥 잡았다가 전전긍긍하며 읽게 되는 것이, 한병철 책의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혹적인 노란색 표지에 제프 쿤스의 ' 풍선개'가 로고처럼 책 제목 위에 찍혀 있다.

'매끄러움은 현대의 징표'라고 한 그의 주장이 잘 드러나 있는 듯하다.


이 책은 아름다움을 철학적으로 고찰하여 현대사회의 특징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  특유의 날카로움이 시적 표현으로 녹아있어서 부담스러운 내용을 읽을 때조차도 끝까지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현대사회는 매끄러움의 미학을 추구한다. 스마트폰이나 예술 등이 그러하다.

매끄러움은 일체의 부정성, 전율, 상해, 상처 등이 제거된 아름다움이다. 거기엔 어떤 Narrative도 없는, 에로틱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포르노적인 것이다. 포르노그래피 속에는 상상이라는 것이 없다. 오로지 '좋아요'만 존재하는 텅 빈 공간일 뿐이다.

타자성이 상실된 공간에서는 오로지 복제품만 양산되고 있다. 그래서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삶은 '유일한 작품' 이 아니라, '흔해빠진 상품'으로 전락해버리게 된다.

일순 섬찟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는 이미 그 세계 속에 살며 가면을 진짜 자기 얼굴이라고 믿으며, 슬픈 가면놀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구원을 어디에서 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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