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땐 독서
소설가 이윤기 씨의 딸이 아버지의 작품 중에서 글쓰기와 번역에 관한 글 39편을 골라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낸 책.
탁월한 문장가인 작가는 우리말을 몹시 사랑한 번역가이자 소설가였다.
그의 번역 작품은 워낙 많지만, 특히 <그리스인 조르바>와 <장미의 이름>이 유명하다.
그가 쓴 글은 술술 읽히면서도 명확하다. 그러면서도 읽는 맛이 참 좋다.
예를 들면, 그의 글에서 '껍진껍진하다', '걸터듬다', '구덥다' 등의 말이 있었다.
의미는 아래와 같다.
껍진껍진하다; 자꾸 끈적끈적하게 들러붙는다.
걸터듬다; 무엇을 찾느라고 이것저것을 되는대로 마구 더듬다.
구덥다; 굳건하고 확실하여 아주 미덥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순수한 우리말들이다. 이런 말들이 그의 글에 생기와 풍부하고 다양한 표정을 더해줬음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떤 것이든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고수다.
어설프게 아는 사람이 어렵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살아온 경험으로 알 수 있다.
그의 글을 읽으면 그가 진정한 고수임을 알 수 있다.
너무 일찍 조르바가 있는 곳으로 가버린 그가 몹시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