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땐 독서
나와 세상 사이의 연결고리는 늘 책이었다. 나는 세상에서 늘 책으로 돌아갔다. 밤과 책의 위안으로 돌아갔다. 응답 없는 세상과 삶에 대한 고통스러운 사랑을 갖가지 아름다움으로 바꿔놓은 것이 책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나는 책이 날개를 펄럭일 때 떨어져나오는 황금빛 가루에 의지하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르고, 스스로를 달래고, 은밀히 격려하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버티고, 집요하게 미래를 위한 소원을 품고, 슬픔을 잠으로 바꾸고, 꿈을 꿨다. (...)
지금도 책은 내 머리 위에서 펄럭거리면서 날갯짓을 한다. 하늘에서 아름다운 것들이 날아다닌다. 말들이 공중에 떠 있다. 그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이 글을 쓴다. 그리고 책 속에서 지혜와 삶의 해법을 찾는 독자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 글을 쓸 때 나는 항상 독자인 당신을 생각한다. 당신의 고독을 떠올리고, 당신의 아까운 시간이 이 책으로 낭비되지 않기를 바라고, 당신의 삶 또한 낭비되지 않기를 바라고, 혼자서 책을 읽는 당신에게 말할 필요도 없이 기쁜 뜻밖의 좋은 일이 생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