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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리스인 조르바

-나 홀로 시네마

by 푸른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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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

1964년 아카데미상 수상.

진정한 행복과 자유로운 삶에 대해 깊이 있게 천착한 작품이다.


앤서니 퀸의 명연기를 다시 감상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흑백영화여서 감동이 더 컸다.

흑백의 강렬한 대비가 선명한 메시지를 준 것이었을까.


‘나’ 버질은 사업차 크레타 섬으로 가는 배에서 우연히 조르바를 만났다. 버질은, 거침없는 조르바와 잠깐 대화해보고 그와 함께 일을 하기로 했다. 조르바에게는 무언가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조르바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춤을 춘다.

그가 신발을 벗어던지고 나는 듯이 추는 춤은, '자유' 그 자체를 느끼게 했다.

그는 보스인 ‘나’ 버질에게 말했다.

그는 아들이 죽었을 때도 고통을 멈추기 위해서 춤을 추었다고.

그는 버질에게 광기가 부족하다고 말하며, 자신을 묶는 로프를 스스로 잘라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삶을 구속하는 건 자기 자신이라는 것.

자유롭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풀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영화에서 압권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조르바는 광산에 필요한 나무를 나르기 위한 케이블을 계획하고 건설하지만, 케이블 지지대가 쓰러져버린다. 이 현장을 지켜보던 수도사들과 마을 주민들은 혼비백산해서 달아나 버린다. 버질과 조르바의 계획은 이 일로 완전히 실패로 끝나버렸다.


황망해진 조르바와 버질은, 건설 성공 기념식 때 쓰려던 구운 양고기를 먹기 시작했는데, 이때 고기를 먹는 두 사람의 텅 빈듯한 표정이란!


고기를 먹던 버질이 갑자기 조르바에게 춤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조르바는 의외라는 듯 놀란 표정을 짓더니, 그에게 천천히 춤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양팔을 새의 날개처럼 위아래로 퍼덕이는 조르바의 동작은 마치 비상하려는 새와 같았다.

춤출 때 그의 표정은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서툴게 춤을 따라 하던 버질도, 점점 춤의 리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해변에서 열정적으로 함께 춤을 추었다.

그들의 몸짓은 '자유'라는 창공을 향해 막 날기 시작한 새들의 몸짓 같았다.


그때 들었던 음악 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연하다. 그만큼 그 장면이 강렬했다.


영화 속 조르바의 명대사 중 하나.


인생은 원래 말썽입니다. 죽어야만 끝나죠. 허리띠 풀고 말썽 찾아다니는 게 인생이니까.

-(조르바가 버질에게 마을 과부에게 구애해보라고 했을 때, 버질이 주저하며 말썽거리 만들기 싫다고 하자 조르바가 한 말.)


책과는 또 다른 감동을 받았던 작품.

줄거리는 너무나 유명해서 생략하고, 단편적인 감상만을 옮겨 보았다.



영화 속 마지막 장면

Greek Zorba Alexis Zorbas - YouTube

http://me2.do/xs1aQlsE

*이 장면은 반복해서 보아도 감동 그 자체다! 흔치 않은 명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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