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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Aug 31. 2022

앨저넌에게 꽃을/대니얼 키스 장편소설/황금부엉이

  -외로울 땐 독서



주인공 찰리 고든은 아이큐가 60 정도인, 33세의 정신지체 장애인인데 빵 가게에서 일한다. 그는 잘 웃으며 사람들을 무척 좋아했다. 그는 어릴 때 가족으로부터 받은 좋지 않은 경험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늘 머리가 좋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그는 지능을 높게 해 준다는 뇌 수술을 받게 된다.


 그는 수술받기 전에는 앨저넌과의 미로에서 길 찾기 게임에서 졌다. 앨저넌은 뇌 수술을 받은 실험용 쥐인데, 아주 똑똑했다. 찰리는 자기가 쥐에게도 졌다고 속상해했다. 그래서 수술에 대한 기대가 컸다.

 비크맨 대학교의 정신과·뇌외과 의사인 스트라우스 박사와, 같은 대학 심리학과장인 니머 교수는 앨저넌의 수술이 성공하자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해 보고 싶었다. 그 첫 번째가 찰리였고, 찰리는 머리가 좋아지고 싶은 열망이 높아서 적임자로 선택된 것이었다.


 수술 후 찰리는 지능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높은 185까지 올라갔다. 찰리를 수술한 스트라우스 박사와 니머 교수가, 그가 쓴 논문을 완전히 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고도의 지능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찰리는 수술 후에 주변 사람들에 대해 점점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 예전에 자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행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자기를 놀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사람들과 점점 거리를 두게 되었고 웃음도 잃어버렸다.


 수술받기 전에는 그의 지능이 낮아서 사람들이 그를 비웃거나 놀렸다. 그런데 수술을 받고 나서 그의 지능이 놀라울 정도로 높아지니, 주변 사람들이 그를 피하기 시작했다. 찰리와 있으면 자신들이 열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찰리는 외로웠고 혼란스러웠다. 예전에는 세상 사람들이 다 자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자신도 사람들을 좋아했다. 늘 잘 웃던 찰리는 웃음을 잃었고 사람들을 피했다. 이건 찰리가 원했던 결과가 결코 아니었다.

 수술에 참여한 대학 교수와 의사는 찰리를 한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오로지 실험 대상으로 대했다는 사실에, 찰리는 분노를 느꼈다. 그는 수술 전에도 인격을 가진 한 인간이었음을, 그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수술에 성공했다고 생각한 앨지넌은 점점 퇴행하더니, 어느 날 죽어버렸다. 찰리는 앨지넌에게서 그의 ‘미래’를 보았다. 그러나 출구는 없었다.

그는 다시 예전의 지능이 낮은 찰리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썼던 논문을 이해할 수가 없었고, 알고 있었던 다양한 외국어도 다 잊어버렸다. 원래대로 그는 글쓰기 맞춤법도 제대로 쓸 수 없었다. 찰리는 어렴풋이 ‘머리가 좋았던 그때’를 기억할 뿐이었다.





 이 작품은 인간의 가치 기준과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했다.

 인간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존재가 아닌가 생각한다. 자기보다 지능이 떨어지면 무시하고, 지능이 높으면 자신의 열등감 때문에 상대를 피한다. 즉 자신과 다르면 배척하거나 피하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 다른 외모와 성격, 지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 사실이 어떤 한 인간의 우열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한 관계로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해야 한다. 그렇지만 소설 속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세상 일이 그렇게 진행되지는 않는 것 같다.


 작가가 찰리를 통해서 우리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행복이, 높은 지능이나 명예, 혹은 부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일 것이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


 작가의 상상력으로만 쓴 SF 작품이지만, 찰리의 심리를 굉장히 정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마치 실존 인물 그대로를 그려낸 듯했다. 한마디로 인간에 대해서 굉장히 깊게 천착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이 SF계의 노벨상으로 평가받는 휴고상과 네뷸러 상을 수상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앨저넌에게 꽃을』은 장기간에 걸쳐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인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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