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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Nov 04. 2022

전업주부는 처음이라/손주부 지음/시크릿하우스

  -외로울 땐 독서


 대기업 그만둔 X세대 아저씨의 행복 찾기


대기업 정규직을 포기하고 전업주부 겸 전업 투자자의 길을 택해서 마음씨 고운 아내와 예쁜 딸 둘을 키우는, 한 남자 인간의 이야기이다.

요즘처럼 취업이 힘든 세상에서 스스로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사는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혀 갈등이 없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연착륙에 성공한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저자가 그런 결단을 내린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결정적인 것은 그의 어머니의 죽음이었던 것 같다. 100세 인생이 대세인 요즘, 그의 어머니는 예순셋의 나이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평생 고생만 하시다가 조금 여유로운 삶을 살만할 나이에 돌아가신 것이다.


저자는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언제 올지 모를 ‘미래의 그 멋진 날’을 위해 현재를 더 이상 희생하면 안 되겠다고 느꼈다. 그런 상황을 맞이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도 저자와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해서 직접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자기만의 삶을 살기로 굳게 결심한 것이다. 그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서 마냥 좋은 시선으로만 보지 않았을 것 같다. 저자가 그런 세상의 편견에 흔들렸다면 그런 결심도 애초에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결심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아내의 동의도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 아내가 결사적으로 반대했다면, 저자도 직장을 그만 두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아내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평소에 그가 아내에게 그만큼 신뢰를 주었기에 아내가 남편을 이해해주지 않았을까.


 전업주부의 일이 결코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는 주부의 일에 잘 적응하고 있고, 가족과의 유대도 더욱 돈독하게 잘 유지하고 있다. 틈틈이 글을 써서 이 책을 발간해서 작가가 되었고, 또 브런치에서 경제소식을 아주 재미있게 알려주는 인기 있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현재 하고 싶었던 작곡을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그가 원하던 삶을 잘 살고 있다. 대기업 다닐 때만큼의 수입은 없을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무척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완벽한 삶은 없다. 다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지 않을까.

돈이 많다고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며, 그 속에서 자족한다면 그는 이미 멋진 삶을 살고 있다.

손주부 님!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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