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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Dec 19. 2023

쓰지 않은 마음/타라 브랙 지음/한문화

  -외로울 땐 독서

쓰지 않은 마음/타라 브랙 지음/비키 알바레스 그림/한문화

 Trusting the Gold


이 책은 세 개의 장(진실, 사랑, 자유)으로 되어 있는데 붓다의 근본적인 가르침을 탐구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마음이 가는 글귀를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내면의 지혜가 깨어나고 진정한 치유와 자유에 이르는 관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내면의 황금이 두려움과 불확실성, 혼돈이라는 진흙에 파묻혀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본성을 신뢰하면 신뢰할수록 주변에서도 점점 더 많은 황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3쪽)


 이 책은 얇지만 마음이 가는 글귀들을 많았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 쉽고, 또 효과도 있어 보이는 마음 다스리는 방법들을 살펴보자.



 나는 충분하다는 것이 그 어떤 성취와도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충족감은 어떤 업적과도 상관이 없으며, 훌륭한 사람이 되고자 애쓰는 것과도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신 충분하다는 깨달음은 바로 여기 현존의 충만함 속에, 열린 가슴의 부드러움 속에, 삶에 귀를 기울이는 고요함 속에 머물러 있었다. 내면의 황금은 바로 이런 순간 은은하게 빛을 발한다. (21쪽)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그래서 욕망에는 충분함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런데 저자는 충분함은 어떤 성취와도 관련이 없고, 다만 현존, 즉 지금, 여기에 깨어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삶에 귀를 기울이는 고요함 속에서.


 ‘오늘의 명상’ 편에서는 이렇게 해보라고 한다.


오늘의 명상

 당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문제나 당신을 괴롭히는 일에서 잠시 벗어나 이 순간 속으로, 현재 속으로, 가슴속으로 가라앉아 보라. 자기 자신에게 부드럽게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 이것으로 충분해.”라고 말해 보라. 본성으로 되돌아가는 충만함과 평화를 느껴 보라.(21쪽)


 현실이 버거울 때나 고통스러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런 현실을 회피하거나 그곳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결코 그런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저자는 오히려 저항을 멈추라고 말한다. 무척 어려운 일이겠지만 한 번 해보고 싶은 전략이다.



 오로지 저항을 완전히 멈출 때만, 즉 판단하고 통제하고 긴장하고 회피하는 것을 완전히 그만두었을 때만 개방적이고 부드럽고 치유력 있는 현존에 도달할 수 있다. 이렇게 열린 부드러움 속에는 고통스러운 그림자가 뿌리를 내릴 곳이 없다. 자기 방어 전략을 모두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내면의 악마는 힘을 잃는다. 저항이 사라지는 동시에 악마도 사라지는 것이다. (28~29쪽)


 우리는 늘 누군가와 비교를 한다. 그러면서 우월감과 좌절감을 동시에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비교는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하지 않을까.


 당신이 누구인지 깨닫길 바란다면,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 당신보다 더 낫다거나 못하다고 판단하지 마라.
당신이 무심코 누군가의 우열을 비교하며 서열을 매기려 한다면, 그 생각을 믿지 마라! 비교와 판단, 서열을 놓아버리는 순간 우리는 살아 있는 모든 존재와 일체감을 느끼면서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품을 수 있다. (49쪽)


 살다 보면 우리는 많은 문제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저자는 그것을 문제로 받아들이는 부정적인 의식에 오히려 문제가 있다고, 우리를 일깨워준다.


 어떤 상황에 ‘문제’라는 꼬리표를 붙일 때마다 우리는 쉽게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고 만다. 마음은 경직되고, 오직 한쪽의 관점에서만 상황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프레임을 놓아버리는 순간,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또한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는 새로운 열쇠를 움켜쥘 수 있다. (55쪽)


 우리는 행복해지고 싶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늘 궁금해한다. 마치 행복을 어디선가 구해올 수 있는 것처럼. 그런데 저자가 말한 진정한 행복은 이런 것이었다. 허를 찔린 듯했다.


 진정한 행복은 지금 이 순간 그 무엇도 움켜쥐지 않고, 삶이 지금과  달라지기를 조금도 바라지 않는 상태에서 현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의 삶에는 현존을 위한 기회가 흘러넘친다. 현존에 이를 때 우리는 미래를 걱정하지도, 자신의 위치에 불만족하지도 않고 삶을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진정한 자유를 맛보게 된다(...)
 우리가 끊임없이 미래로만 달아나려는 생각을 멈춘다면,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오직 지금,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6쪽)


 불교에서 말하는 두 종류의 행복에 대한 언급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하나는, 긍정적인 일이 일어났을 때에만  느끼는 ‘이유 있는 행복’이다. 그렇지만 또 다른 행복은 ‘이유 없는 행복’이라고 한다. 즉 무조건적인 행복이다. 이 행복은 삶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기대지 않는 행복이라고 한다. 조건이 없는 행복이라면, 우리는 ‘늘’ 행복할 수 있다. 놀라운 일이다.



 불교에서는 두 종류의 행복이 있다고 가르친다. 하나는 삶이 원하는 대로 풀릴 때, 즉 날씨가 아름답다거나, 누군가와 조화로운 관계를 맺거나, 일에서 성과를 내거나, 몸과 마음의 상태가 건강할 때만 일어난다. 반면, 다른 종류의 행복은 삶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기대지 않는다. 이 ‘이유 없는 행복(Happy for No Reason)’은 무조건적으로 현존하면서 깨어 있는 열린 자각 속에서 휴식을 취할 때 느끼는 ‘자유’다. 이때 우리는 삶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상관없이 모든 것이 다 괜찮다고 느낀다. (159쪽)


 책에는 깨달음을 주는 글귀들이 많지만, 다 옮길 수는 없어서 이 정도로만 하겠다.

 마음의 평정이라든지, 자유라든지 하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행복해지고 싶은 표현일 것이다. 이 책에서 행복의 길목으로 가는 이정표를 발견한 느낌이다. 이제 내가 할 일은 그 이정표를 보고 따라 걸어가는 일일 것이다.

 모두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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