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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오리 Dec 06. 2023

모든 삶이 기적이다/이사벨 아옌데 /민음사

  -외로울 땐 독서



중남미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사벨 아옌데의 치유 에세이.

그녀는 1981년 『영혼의 집』을 발표하며 등단하자마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특히 식물인간이 된 딸에게 쓴 편지 형식의 자전적 소설 『파울라』는 그녀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어 주었다.


 이 작품은 『파울라』의 후속 작품으로, 딸의 죽음 이후 고통 속에서도 가족들을 챙기며 꿋꿋하게 살아온 삶의 기록으로, 자전적 치유 에세이다. 그녀는 자기 가족에게 벌어진 일들을 죽은 딸 파울라에게 하나하나 다 얘기하고, 때로는 딸의 충고를 구하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딸과 영혼의 대화를 나눈다.

그런 대화는 절절한 애도의 과정이면서, 그녀가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이어가게 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아옌데는 늙은 자기 어머니와 계속 편지를 했다. 놀라웠다. 작가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기록의 중요성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기록하지 않은 것은 사라지게 되고, 사라진 것은 없었던 일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기억들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뒤섞이고 뒤바뀌는, 허망한 안개와도 같다. 그래서 우리는 생애 막바지에 이르면 기억하는 만큼만 살아온 것이 된다. 나는 글로 쓰지 않은 것은 바로 잊어버린다. 그것은 일어나지 않은 것과도 같다. (313쪽)


 에세이에는 자기 가족 이야기, 다양한 지인 이야기들이 나온다. 어떤 것들은 특이했고, 어떤 것들은 평범했다. 그녀는 그 모든 일들을 거의 다 기록한 것 같았다. 때로는 코끝이 찡했고 때로는 웃음이 났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삶을 일부 함께 한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그녀의 인생 이야기는 사실은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우리의 삶은 늘 즐거울 수도, 늘 슬플 수도 없다. 누구의 삶이든 그렇게 않겠는가.


 그녀는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고 난 후에 인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물건들이 잘 보이도록 제대로 세워 놓은 다음 후대에 남길 목적으로 찍는 사진이 아니다. 지저분하고, 무질서하고, 빠르고, 돌발 사고들로 가득한 과정이 바로 인생이지. 유일하게 분명한 게 있다면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370쪽)


 맞다. 인생은 무상하다. 즉, 모든 것이 변화한다. 그녀 말처럼 인생은 무질서하고, 빠르고, 돌발 사고들로 가득하다. 우리가 인생을 통제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일들을 어떤 마음으로 수용할지는 선택할 수 있다. 그럭저럭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수용의 자세를 가질 수 있기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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