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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에게 사과함

-마음의 고샅길

by 푸른 오리



어제 사과를 샀다

알이 좀 작긴 했지만 멀쩡했다

그런데

사과를 자르고 보니

속이 시커멓게 썩어 있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 내게

잘못이 있다


모임에서 가끔

놀랄만한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존경의 마음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어느 날

그 사람이 무심코 하는 말과 행동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사람을 잘못 봤구나, 하면서


그러나, 소설에 반전反轉이 있듯이

삶에도 반전이 있다

즐거운 반전이 있는가 하면

고통스러운 반전도 있다


즐거운 반전은 기쁨을 주고

고통스러운 반전은 성찰의 기회를 준다

하여,

옳고 그른 것도

좋고 나쁜 것도 없다는 것

모든 것이 그저 그러할 뿐.


사과를 깎으며, 괜히

이러쿵저러쿵 시비했다

사과는 원래 그러했는데

내 생각에 내가 걸려 넘어졌다

어휴,

사과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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