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비즈니스의 시대/김현아 지음/ 돌베개

-외로울 땐 독서

by 푸른 오리


- 우리는 어쩌다 아픈 몸을 시장에 맡기게 되었나


류마티스 내과 의사인 김현아 씨는 이 책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의 의료 생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책은 여섯 챕터로 나누어지는데, 제목을 보면 대충 저자의 의도를 알 수 있다.


1. 검사 공화국 대한민국

2. 기술 중독에 빠진 현대 의학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3. 약값 괴담

4. 의사들이 왜 이래?

5. 사기업이 된 병원들

6.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그녀 자신이 의사이면서도 의료계 고발에 가까운 내용을 고백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의료계 환경을 위해 용기를 낸 듯하다.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이, 의료산업도 자본주의의 영향을 벗어나기 힘들다. 현실은 예상한 것보다 더 심각해서 우려스러웠다. 제도적인 문제와 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강박적 의식이 합해져서 현재 의료시스템의 문제가 생겼을 것 같다.

한 개인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서 저자도 무기력해진 듯했지만, 현 의료계 실상을 알려준 것만 해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게는 이런 복잡한 의료계 생태의 문제보다는,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피력한 말이 더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우리가 건강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병원에서 일을 하다 보면 너무 많은 사람이 ‘완벽한 건강’, ‘완벽한 정상 상태’가 있다고 믿고 이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나라가 유난히 정상성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지적하는 바인데, 그러다 보면 삶의 한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포용해야 하는 많은 문제를 마땅히 치유해야 하는 비정상으로 낙인찍게 된다.(255쪽)



의료가 지금과 같은 얼굴을 하게 된 것은 당장 뭐라도 해야 할 듯 조바심을 일으키고 등을 떠미는 말기 자본주의 사회의 한 징후일 뿐이다. 몸이 조금만 불편해도 그걸 두고 보는 것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닌 ‘방치’가 된다. 그 결과 현대인들은 조기 진단, 조기 치료의 구호 아래 수많은 검사들을 행하고 의미도 알 수 없는 수많은 이상 소견 속에서 걱정하다가 길을 잃고 헤매는 신세가 되어버렸다.(257쪽)



의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건강에 대해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지게 된 것 같다. 현대 의료 기술이 만능인 것처럼 여겨서인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첨단 의료 기술도 결국 인간인 의사가 만든 것이고, 인간은 신이 아니다. 그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마저도 삶에서 제거해 버리려는 완벽주의의 삶을 지향한다면, 그런 사고방식은 오히려 삶에서 더 많은 고통을 불러들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 저자의 말에 완전히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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