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2018년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에서 말하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취업자 대비 25%에 이른다. 그중에 하나가 2018년부터 작은 카페 하나를 운영 중인 나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자영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준비 없이 무턱대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람들은 망하기 좋은 케이스라고 했다. 그게 나일 뻔했다 (아직은 안 망했음). 막연한 자신감으로 준비 없이 시작한 카페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한민국 자영업의 현실을 최전선에서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계획 없이 시작한 일에 대한 대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가혹한 배움이었다. 지나간 선택과 시간을 되돌릴 수 없었으니 그저 ‘존버’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감정 기복과 규칙적이지 못한 생활과 과로로 인해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었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자초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을 바로잡고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 나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가게 운영을 시작한 지 10개월이 넘어갈 무렵, 복합적인 일들로 인해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문제의 원인들과 해결책을 찾아 하나씩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를 찾고 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개발도 이루어지게 되었고, 그때 알게 된 채널을 통해서 ‘그로스 아이큐’라는 도서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단지 두 챕터만 읽었을 뿐인데 머리를 한 대 탁! 맞은 기분이었다.
책에서 설명하는 사례들은 대부분 한 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만한 세계적인 대기업 들이다. 혹 누군가가 나를 보며 작은 카페를 운영하면서 무슨 이 책이 도움이 된다 안된다를 운운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맥락을 이해한다면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들은 분명히 여기 ‘작은 카페’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었다. 현재 나에게, 나의 상황에, 나의 가게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앞쪽에 나온다.
책은 ‘고객 경험은 고객이 기업의 제품, 직원, 다양한 판매, 서비스, 마케팅 채널에 참여하고 나서 발생하는 감정에 근거한다’고 말한다. 고객의 86%는 더욱 나은 고객 경험을 누리기 위해 기꺼이 지출을 늘리고 싶어 하고, 구매 경험의 70%는 고객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느끼는 방식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고객 경험이 중요하다. 이처럼 고객 경험은 단순히 고객이 느끼는 감정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지출과 기업의 매출에 영향을 주어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전략은 대부분의 기업 비즈니스에 또 다른 전략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
미용 소매 산업 분야의 선두주자인 세포라는 고객 경험을 성장 엔진으로 삼아 최신 기술의 도입, 고객의 입장에서 우선 생각하기, 독특하고 편리한 판매 방식의 제공, 빅 데이터 활용 및 분석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서 고객 경험에 힘을 쏟고 있다. 셰이크쉑을 브랜딩 한 대니 마이어는 고객 경험의 49%를 결정하는 것이 음식이고, 나머지 51%는 기업의 고객 서비스와 합리적 고객 환대로 결정된다고 했다. 또, 고객 서비스와 배려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직원”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주고, 직원에게 집중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고객의 의견을 듣기 위해 출처가 어떠하든 다양한 제안이나 피드백을 수용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한창 사업이 성장하고 확장될 무렵, 변화가 고객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지 않았고, 변화에 직원들이 적응할 여지를 주지 않아 매출은 증가하였지만 이후 성장 저하에 처하게 되었다. 2008년 CEO로 재취임한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 고객과 미국 전역의 매장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개선해야 할 점을 분석하여 커피 맛 개선과 바리스타 훈련 등의 대대적인 조치를 취해 과거의 명예를 되찾았다.
(책의 사례는 아니지만, 아마존은 제프 베조스의 고객이 최우선! 이라는 철학을 철저하게 DNA화 한 기업이다.)
나의 경우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나는 카페의 운영자이면서, 직접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이기도 하면서,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우리 카페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이 책에 따르면, 소비자는 나의 응대 서비스에 따라, 내가 만드는 음료의 맛과 질에 따라, 우리 카페가 가지고 있는 고객 배려 전략에 따라 이곳에 대한 고객 경험이 결정된다. 우리 카페에 대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첫째, 카페를 찾아주시는 모든 고객께 친절하고 상냥하게 환대해야 하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성을 다해서 준비하고 만들어야 하며, 합리적인 서비스를 고객의 위치에서 생각하고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는 고객의 컴플레인이 두 차례 이상 반복된 것은 반드시 수정돼야 하는 부분이고, 같은 불편에 대해서 컴플레인 하지 않은 고객들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바로 “매사 친절”이다. 가장 기본이 되지만 지금까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다. 응대가 친절해야 하고, 말에는 상냥함이 묻어 나와야 한다. 이 사실을 깨닫는데 자그마치 1년 6개월이 걸렸다. 나에게 좋거나 괜찮은 곳으로 기억되는 식당, 카페들 모두 공통되게 기본적으로 너무 친절했던 사실을 생각해보면, 비단 우리 카페, 나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닌, 모든 서비스 업무를 겸비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이 필수적으로 체득하고 있어야 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좋아해 주시는 고객이 생기고, 매출이 쪼금이라도 오를 것 같다.)
알면서도 안 하는 것은 모르는 것과 같다고 했으니, 깊게 깨달은 바를 절대 잊지 말고 앞으로 쭉 친절함을 바탕으로 카페를 운영해야겠다. 성장 저하를 겪었다 하더라도 적절한 방법과 방향으로 수정, 보완하면 기업이 다시 성장하듯이, 바뀐지 얼마 안 되었지만 이것을 잊지 않고 꾸준하게, 항상 친절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운영한다면 스타벅스 사례처럼 나도 다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단 하나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