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세진 선생님 강의: 왜 현대 프랑스 철학인가?

유럽인문아카데미 2026년 1월 2일 《금붕어의 철학》강의 (2)

by 올가의 다락방

*배세진 선생님이 진행하는 유럽인문아카데미 겨울학기 강좌 <금붕어를 위한 철학 강의-현대 프랑스철학 입문>을 듣고 쓰는 후기입니다. 필기에 의존해 재구성된 내용이기 때문에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1. 세계사와 한국사의 흐름 되짚기


1) 세계사


-양차 대전 후 UN, 얄타 체제 성립되고 NATO 창설됨.

-이후 냉전 체제 하에서 미국과 소련이 대결하다가 1989~1991년에 동구권이 붕괴함.

-미국이 헤게모니를 잡고,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영원한 승리('역사의 종언') 선언

-하지만 '역사의 종언'에 해당하는 시기는 2001년 9.11 테러로 끝남.

-이후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UN, 얄타 체제도 붕괴.


2) 한국 현대사


-한국전쟁 이후 성립된, '레드 콤플렉스'를 중심으로 하는 분단 체제는 그 자체로 '한국의 모더니티'라고 할 수 있음. 대부분의 문화 연구자들은 '레드 콤플렉스'가 2002년을 기점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함. '한국의 모더니티'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막을 내림. (*영화 추천: <고지전>(장욱, 2011), <헌트>(이정재, 2022) )

-이후 '포스트-모더니티'가 도래하는데, 이는 반공주의가 힘을 잃었다는 것을 뜻함. (그래서 본래 '반공주의'를 중심으로 결집했던 한국의 극우 개신교도들은 이후 '반동성애'를 내걸기 시작함.)


-한국 정치사의 또 다른 분수령은 바로 87체제(6공화국)의 성립임. 학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으로 6 공화국이 붕괴했다고 봄. 현재 내란 청산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6 공화국에 자정 능력이나 회복력이 없다는 걸 뜻함. (*책 추천:《공화, 돌봄, 녹색》(산현글방, 2025) )

-87 체제가 중요한 이유는 87 체제의 성립을 기점으로 신자유주의로의 이행을 위한 상징적으로 문화적인 토대가 마련되었기 때문임. (서구에서는 이게 68 혁명에 해당함.) 자기 주도성, 자기 주체성을 토대로 기업을 경영하듯 자기 삶을 경영해야 한다는 마인드, 신자유주의적 상상계가 형성됨.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어떤 조직에 구속되어 있는 노동자가 아니라 자유롭게 자기 경영을 할 수 있는 1인 기업가이다'라는 메시지와 회사의 규율 및 규범이 상충하는 '이중구속'의 상태가 사회 전반을 지배함. 87 체제의 성립으로 민주주의로 이행하면서 역사의 진보가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신자유주의적 금융 세계화로 나아가게 되면서 사람들의 삶이 각박해짐. (*책 추천:《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웅진지식하우스, 2007) )

-신자유주의적 경쟁 사회로 진입하면서 2000년대에는 자기 계발 열풍이 불었음. 하지만 지금 현실을 지배하는 건 우울감이며, '자기 계발'은 '도박'으로 대체됨. (캄보디아 사태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줌.)



2. '지금-여기'와 현대 프랑스 철학


1) '지금-여기'


-2020년에 코로나 19로 신자유주의적 금융 세계화의 시대가 막을 내린 뒤, 무엇이라 규정할 수 없는 '카오스'가 도래함. 학자들의 규정은 다음과 같음.

-장석준: 복합위기, 인터레그넘(Interregnum) -> 낡은 것은 갔는데, 새로운 것은 오지 않는 시기

-진태원: 다중재난

-배세진: 삼중의 위기(정치, 경제, 자연)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생태학적인 재앙

(*책 추천:《인류세에서 죽음을 배우다》(시프, 2023), 《기후 변화, 그게 좀 심각합니다》(양철북, 2023), 《자본주의 리얼리즘》(리시올, 2024) )

-낸시 프레이저는 현재 제도화된 사회 질서를 설명하기 위해 '식인 자본주의'라는 표현을 씀. 한편 마크 피셔는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함.

-한마디로 말해, 진퇴양난 혹은 외통수의 상황이 '지금-여기'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음.


2) 현대 프랑스 철학이란?


-이런 상황에서 왜 현대 프랑스 철학(포스트-구조주의)이 필요한가?

-현대 프랑스 철학은 제도권 밖의 철학으로서 위가 아니라 아래를 보고, 反제도적이며, 좌파적 성향을 가짐.

(*책 추천:《을의 민주주의》(그린비, 2017), 《경계와 편견을 넘어서》(한길사, 2010) )

-가령, 엘리트의 삶을 분석하는 대신 기층 민중 속으로 들어가 '나', '우리' 주변의 경험을 살피자는 자기 이론에서 그러한 특징이 드러남.

(*책 추천:《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문학과지성사, 2025),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 인문학 편지》(사월의책, 2023) )


-최근 나타나는 '이른바 새로운 흐름' (신유물론, 정동이론, 객체지향 존재론, 사변적 실재론, 포스트휴머니즘, 브뤼노 라투르의 사상, 인류학에서의 존재론적 전회) 은 기존의 인식과 과학으로는 현행성을 설명할 수 없으며, '비인간 행위자'에 주목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하에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한 반작용(reaction)으로 출연함. (*인류학에서의 존재론적 전회 관련 책 추천: 《식인의 형이상학》(후마니타스, 2018), 《세계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아마존의 목소리》(오월의봄, 2024) )

-그런데 포스트-구조주의의 대표주자인 알튀세르, 발리바르, 푸코, 버틀러를 관통하는 것은 실증주의에 대한 비판임. 이는 보이지 않는 차원(소수자의 문제, 폭력의 문제)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함. 빛을 비추면 반드시 어둠이 생기는데, 이는 어떤 관점을 취하면 반드시 못 보는 게 생긴다는 걸 의미함.

-20세기에 주류 인문사회과학의 관점은 모든 걸 다 보는 것은 가능하며, 이에 합리성과 객관성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은 가능하다는 것이었음. 하지만 포스트-구조주의가 제기한 반실증주의적 관점을 통해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합의가 생기면서 '이른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게 됨.

-포스트-구조주의는 보편성, 객관성, 총체성의 신화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존재, 소수자를 위한 철학임.



이외에도 선생님의 연구자로서의 궤적을 설명해 주셨는데, 개인적인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어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추천 도서 목록 (*언급된 순서대로)

《공화, 돌봄, 녹색》(김영준 외 지음, 산현글방, 2025)
《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당대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웅진지식하우스, 2007)
《인류세에서 죽음을 배우다》(로이 스크랜턴 지음, 안규남 옮김, 시프, 2023)
《기후 변화, 그게 좀 심각합니다》(빌 맥과이어 지음, 이민희 옮김, 양철북, 2023)
《자본주의 리얼리즘》(마크 피셔 지음, 박진철 옮김, 리시올, 2024)
《을의 민주주의》(진태원, 그린비, 2017)
《경계와 편견을 넘어서》(곽준혁, 한길사, 2010)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디디에 에리봉 지음, 이상길 옮김, 문학과지성사, 2025)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 인문학 편지》(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사월의책, 2023)
《식인의 형이상학》(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지음, 박이대승, 박수경 옮김, 후마니타스, 2018)
《세계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아마존의 목소리》(아이우통 크레나키 지음, 박이대승, 박수경 옮김, 오월의봄, 2024)
《커먼즈란 무엇인가》(한디디 지음, 빨간소금, 2024)
《퀴어 페미니스트, 교차성을 사유하다》(비사이드 콜렉티브, 전혜은, 루인, 도균 지음, 여성문화이론연구소, 2018)

추천 영화 목록(*언급된 순서대로)

<고지전>(장욱, 2011)
<헌트>(이정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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