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늦었다

by 은밤

아이와 외출을 준비하다

옷을 입겠다 말겠다를 번복하는 아이와


결국 말다툼이 되고 말았다.


약속된 시간은 자꾸만 등을 떠밀었고


나갈 기미 없는 아이 앞에서


조급해진 마음 위로 감정의 날이 서서히 돋아났다.


끝내 언성은 높아졌고


마음과는 다른 말들이 서로를 향해 흘러가


엄마는 아이에게, 아이는 엄마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 하나씩을 남겼다.



기분이 상한 채 시작된 외출.


약속 장소로 향하는 차 안에서


아이는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혹시 졸린 마음 위에 억지를 보탠 건 아니었을까.


그 생각이 스치자


조금 전의 내가 유난히도 부끄러워졌다.


미안한 마음은 분명했지만


아직 가라앉지 않은 화가


마음 한편에서 천천히 숨을 쉬고 있었다.


그 모순 속에서


나는 어른도, 엄마도 아닌 채로


그저 서 있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해


아이를 조심스레 깨웠다.


잠에 잠겨 있던 아이가


두 눈을 번쩍 뜨고


나를 바라보는 순간,


큰 눈망울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눈물을 흘리며


터질 듯한 목소리로 아이는 말했다.


“엄마 미안해… 으아앙.”


그 한마디가


파도처럼 밀려와


나를 단숨에 덮쳤다.


아이의 눈물에


나의 눈물도 뒤따라 흘렀다.


내가 먼저 말해줬어야 했는데.


어른인 내가,


엄마인 내가.


아이보다도 못난 나는


먼저 다가와 준 아이의


커다란 마음 아래에서


그저 오래,


목 놓아 울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