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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myselfolive Sep 13. 2018

About | 여성리더쉽

불균형 속 균형을 위한 처절한 노력이 여전히 필요한 시대

"여성 리더쉽이요? 왜 달라야하죠?"

 

최근 입사자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모든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여성 리더쉽이 나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30대, 40대, 여성, 남성 고르게 섞인 나의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동일하게 들은 첫 대답이 "왜 달라야하죠? 여성이나 남성이나 리더쉽이라면 같은 것 아닐까요?"라는 대답이었다.

그 대답들이 반가웠다. 그리고 그 대답들이 슬프기도 했다.


나에게 "여성 리더쉽", "여성 리더"라는 단어가 특별해 진것은 나의 딸이 8살이 되던 해부터였다.

그 해, 시진핑 주석이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을 하면서, 중국의 많은 IT 기업인들과 함께 미중 인터넷 산업 포럼에 참석하게 되어 시애틀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수많은 미국의 IT 기업인들이 모두 모인 그런 자리가 있었다. 아이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던 이매진컵 월드파이널 대회 응원을 하러 갔던 시애틀에서 우연히 우리는 그 분주한 장면들을 마주했다. 나도 처음 마주하는 시진핑 주석이라든지, 마크 주커버그, 마윈, 사티아, 팀 쿡등이 눈앞에 있다는 사실에 두근대고 있을 때, 나의 아이가 나에게 질문했다.

사진소스 : 2015년 미·중 인터넷 산업포럼

"엄마 근데 저기는 왜 저렇게 남자들만 많아?"

30명의 리더들 중에 딱 2명의 여성 리더가 함께 서 있었다. 그 질문 이후에서야 보이기 시작했던 사실이었다. 그 이후, 나는 이러한 "불균형"의 현상을, 이유를,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여성 리더쉽"이라는 단어를 콕 집어 생각이 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나는 우리 세상에 "여성인권", "Women's Day", "Women Group" 들이 따로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나는 종종 질문을 받는다. 그 이유를 "불균형을 위한 우리의 '조금 더'의 노력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라 답한다.

"여성 스피커가 너무 적은데요?!"

몇달을 준비하고, 수일을 잠을 못자며, 운동화의 밑창이 다 드러나도록 뛰어다니며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다. 그렇게 끝까지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부분들, 아쉬운 부분들이 남게 되는 것은 다음의 우리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라 생각하고, 매 순간 다음을 다짐하며 내려오는 마지막 무대에서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질문들을 더 많이 받았다.

첫날, 24명의 스피커들 중에서 여성 스피커가 고작 4명에 불과했다는 점.(Day 2 세션까지 모두 다 하면 여성 스피커는 총 13명에 다다르지만, 그 비중은 여전히 낮다.) 참가했던 그 누군가들의 마음에 느껴졌을 그 불균형이 지금 내게 이 글을 써내려가게 하고 기록하게 하여, 또 한번의 다짐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체의 이야기를 묶어내고, 흐름을 만들고, 그 각각의 이야기에 스피커들을 만나고, 찾아내고, 공감하고, 공유하고, 준비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갈증을 느꼈던 그 한가지가 "여성의 비중"에 대한 불균형이었다.


"그만두지 말아요. 꼭 계속 있어주셔야 해요..."

몇 년전 세계 여성의 날, 한 여성 리더의 세션을 함께 듣고 있다가 나는 화를 냈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여성이 집에 가서 해야 하는 여러 의무들을 재차 강조하시던 그 분의 이야기가 자꾸만 나를 화가 나게 했다. 투덜대던 나에게 나보다 십여년 젊은 친구들이 다가와 이야기해주었다.


"부장님, 절대 그만두지 말아요. 꼭 계속 있어주셔야 해요.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너무 많이 포기했나봐요. 절대 포기하지 말고 있어주셔야 해요. 그래야 저런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시간이 올거 아니에요!"


"내가 만난 그녀들"

그 이후, 많은 순간이 결국 나에게는 또 다시 "내가 반드시 이 자리에서 앞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하는 이유"가 되어준 순간들이었다. 올해의 세미나의 그 뼈아픈 피드백에 우리는 한걸음 더 나아갈 이유를 얻었다. 그리하여, 그 무대에 서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는 가운데, 그 중 우리들의 여성 스피커들에게 "그 시간까지 그렇게 버티어 나아가주시고 계셔주셔서 감사하다"는 특별한 감사를 드리고 싶었다.

FMS Seoul 2018 Women Speakers

"무대 뒤의 우리들"

내가 속한 이 곳은 그 어느 조직보다 Diversity & Inclusion 다양성과 그 포용함에 대한 범위가 넓고, 성숙하다고 자부한다. 이 곳이기에, 더더욱 우리의 이러한 고민들과 균형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며 이 순간을 기록한다.

무대 위에서의 비중으로 보이지 않았겠지만, 이 거대한 행사를 이끄는 나는 "여성"이며, 나와 같은 여성으로 내 딸아이가 성장하길 바라는 "엄마"이다. 그리고 그런 나와 함께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낸 세명의 막강 멤버는 Yoobin, Katherine, Jinny 모두 "여성"이다.

무대 위에서 보이지 않았을 그 비율에 대한 답을 드리기 위해 무대 뒤의 우리들까지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 다음의 행사에는 더욱 "균형"에 대한 고민이 드러날 수 있는 시간으로 보답하리라 생각하며.

무대 위의 균형이 전부가 아니라 생각하지만, 그 '균형'을 "보이게 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UNSUNG HERO - 이름없는 영웅들이 그 무대 뒤에 많이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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