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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myselfolive Apr 18. 2016

About | 디지털 네이티브

세상을 살아가는 힘 하나를 더 얹어보는 것 - 디지털 시대를 이해하는 법

Digital Native .. 이 단어를 쓴지가 어느새 수년이 되어왔다.


유독 전자제품을 핸드백보다 더 좋아하는 엄마와 집에도 나스시스템 구축을 해야하는 사명감을 가진 시스템 엔지니어 아빠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당연히 디지털 세상의 온갖 기기와 서비스가 범란하는 현장에 고스란이 놓여졌다.

세돌이 안되었을 무렵, 아이는 TV에 연결해서 발로 밟아서 노는 아이판 디디알 뽀로로 놀이판을 할머니에게 연결해달라고 요구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이런거 못해~ 엄마아빠 오면 해달라고 해~"

아이는 서슴지 않고 빨간파란노란색 케이블 선을 가져다 TV앞에서 할머니에게 외친다.

"빨강은 빨강이랑, 파랑은 파랑이랑, 노랑은 노랑이랑"

연결된 놀잇감은 아이의 신명나는 발재간으로.

할머니 할아버지는 혀를 내두르며, "요새 아이들은 참~" 그러며 자랑스레 그 에피소드를 애미에게 전한다.


그때부터 치열하게 디지털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 이 아이, 디지털이 범람하게 될 그 아이의 무대가 될 세상. 어떻게 그것이 이 아이에게 경쟁력이 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근육 하나가 되어 붙을 수 있을지가 내 관심사가 되었다.


하루종일 곁에서 Surface(태블릿노트북)를 떼어 놓지 않는 엄마 옆에서.

엄마는 도대체 그것으로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는 아이.

엄마는 그걸로 편지도 쓰고, 발표도 하고, 나랑 그걸로 피아노도 치고, 그림도 그리고.

그렇게 디바이스를 어떻게 쓰는지를 접하는 아이.

스마트폰이 생기고 나도 덩달아 음식점에서 드디어 밥다운 밥을 몇년만에 먹는 것인가 하는 순간의 자유로움을 느끼면서 동시에 나를 흠칫하고 공포케했던 아이의 컨텐츠 소비의 집중력과 자연스러움.

그래서 소비부터 알려주면 안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주었던 그 순간.

일곱살 어느날 저녁.

부득이 아이 옆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순간에.

아이에게 나와 같은 도구를 쥐어주었고, OneNote (디지털 노트)에 화면을 캡쳐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아침에 방송에서 보았던 옥토넛 장난감을 사고 싶다는 조잘댐과 함께 네이버에서 검색창에 띄엄띄엄 옥토넛을 타이핑한다.

어느새 주르륵 뜬 검색결과 중 단연 눈에 들어오는 옥토넛 장난감 이미지 검색 결과를 누르니 신나게 많이 나온 사진들. 그리고 자연스럽게 묻지도 않고 눌러대는 슬라이드 쇼의 화살표.

그렇게 아이는 내가 알려준 캡쳐방법을 통해 본인이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 사진들을 노트에 스크랩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갔다.

학교에서 일학년때도 이학년때도 시장놀이를 한다.

어느 해에는 직접 만든 팔찌를 팔고 싶다는 아이와 함께 동대문 시장에 재료를 사러 다녀왔다.

열심히 만들어서 가격표도 만들고 홍보문구도 포스트잇에 붙이고 했다.

가격 책정을 하면서는 함께 쇼핑하던 가로수길 가판의 이야기도 나누었고, 홈쇼핑이나 마트 등에서 왜 900원으로 끝나느 물건들이 많은지도 이야기 나누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안의 쇼핑앱들을 보여주며 어떻게 물건을 예쁘게 보여야 하는지, 많은 같은 물건들을 어떻게 다르게 보이게 하는지, 가격은 어떻게 다르게 책정하는지.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보여주었다.

아이가 "검색을 잘해야겠네"라고 말한다.

오호라! 그래 그거야~ 하고 칭찬을 해주었다.

그 순간 내 머리속에 아이가 할 학교에서의 "시장놀이" 장면이 떠올랐다.

궁금했다. 아이들은 과연 새로워진, 또는 더욱 새로워질 시장 논리를 어떻게 배우게 될 것인가하고.


디지털을 부인할 수 없는 시대가 왔고, 아이는 지금보다 더한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

이 아이의 오늘은 십여년 뒤 혼자 서게 될 그 미래의 어느 날을 위해 하나하나 작은 근육들을 모으고,

그 힘을 쌓아가고 있으니, 그 수년뒤의 것들을 상상하며 그 때 필요한 무언가를 고민하는게 나의 오늘의 몫이리라.


그래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 Big Hero 7.

아이와 친구들의 작은 도전.

일년에 하나씩 나의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힘을, 그 근육을 만들어주고 싶은 엄마의 도전.

디지털 본능에 어떤 스파크가 이 아이에게 특별하게 더 큰 힘을 만들어주는지 함께 만들어보고 싶은 순간들.

실패해서는 안되는 도전 하나를 나를 믿고 나와 함께 하는 나의 팀원들과 함께 시작한다.


그 기록을 잊지 않고 적기로 마음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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