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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지 Mar 17. 2019

바른마음 - 내안의 코끼리 움직이기

그래... 보수주의자들을 이해해보자 

"바른마음"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2687530?art_bl=9032939

제목만 보면 도덕책같지 않은가? ㅋㅋ

나도 맨 처음에는 '어떻게 착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하는지' 에 관한 책인줄로 오해했다.


내가 이해한 이 책의 핵심 요지는 이렇다.

1.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덕의 잣대가 다르다. 

2. 인간은 감성의 동물이다. 감성적, 직관적 판단이 먼저 이루어지고 그 이후에 이성적인 이유가 덧붙여진다. 

3. 그러니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는 태도로 다가가고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대상에게, 뭐 이를테면 진보주의자가 보수주의자와 대화를 시도하려 할때) 그 이후에 서로의 의견을 나누어보자

4. 서로 싸우기만 해서는 죽도 밥도 안된다. 그러니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며 함께 잘 살아보자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가장 큰 성과(?) 및 깨달음은 나와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보수주의자들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의 고백...)

이 책의 저자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진보주의자이다.

그리고 위선적인 생각이지만, 항상 속으로 보수주의자를 이해할 수 없었다.

뭐 이런생각 

"아니 진보주의 정치가들이 가난한 사람, 억압받는 사람 들을 위해 정책을 세우는데 왜 그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보수주의 정당을 선호하는거지?"

"위계 서열을 중시하는 것은 잘못 된게 아닌가? 사람 다 평등해야 하지 않나?"


이 책의 저자도 처음에 이 연구를 시작할때는 무의식중에 위의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보면 편향되어있는 시각 속에서 연구를 착수한다. 

그러나, 자신이 평생 속해왔고 살아왔던 문화권(미국)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생활방식, 사고 방식, 삶의 태도를 지니는 문화권(인도)을 경험하면서, 문화권 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되면서 그 생각의 틀을 깨게 된다.   


이 책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덕의 축을 크게 6가지로 분류하고, 진보주의자냐 보수주의이냐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덕의 축이 다르며, 타고나는 성향이 어느정도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바뀔수는 있지만)


1. 배려와 피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

2. 공평성과 부정 (평등해야한다, 기여한만큼 보상을 받아야한다)

3. 충성심과 배신 (자신이 속한 집단에 충성하는 마음..)

4. 권위와 전복 (위계질서. 정당한 권위를 가진 사람에게 복종, 존경등을 표하는 행위)

5. 고귀함과 추함 (고귀한 것을 추구하는 마음? 예를들면 국기나 십자가, 성스러운 장소 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더러운 것 보다는 고귀한것을 추구하고 선호하는 마음)

6. 자유와 압제 (누군과 군림하려고 하면, 힘을모아 저항하고 제어하며 자유를 추구하는 마음. 4와 부딪치는 가치 같아 보이지만 4번의 전제는 '정당한 권위를 가진'이다. 예를들면 폭군?을 상상하면 6을 이해하기 쉽다)


재밌는게, 진보주의자는 아래와 같이 배러/피해, 자유/압제 의 도덕가치를 유달리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보수주의자는 다음과 같이 여섯가지 도덕 매트리스를 골고루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 사실을 보고 현재의 현상과 연관지어 생각을 해보았다.

예를들어 '난민 수용 정책'같은 경우도 진보주의자들은 찬성하는 경향이 강하고, 보수주의자들은 반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이유를 이 도덕 매트리스에 대입하여 생각해보면, 진보주이자들은 무엇보다도 '배려/피해'라는 도덕가치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소외된 자들은 포용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런 것 같다.

반대로 보수주의자들은 소외된 자들도 보살펴야 하겠지만, 우리사회의 소외된 사람들도 챙겨야 하고,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마음이 강하고, 난민 수용 정책이 사회의 공평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로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는게 아닐까?


보수주의자들이 중요하게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그것은 선천적인 성향 차이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니 좀더 마음을 열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나도 그렇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엄청 논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논리는 감정이 이미 결론을 내린 후에, 이성이 그에 맞춘 부연설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의 말처럼 상대방의 의견을 '마음에서 부터' 받아들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미 마음속에서 거부한 뒤에는 논리, 이성의 단계까지 넘어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여러 문제들이 떠올랐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정치적 이념 갈등 뿐만 아니라 세대갈등, 젠더 갈등, 계층간의 갈등 등등...

더불어 그 갈등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단어들 (꼰대, 개저씨, 한남, 김치녀, 흙수저, 금수저)...

이 단어들은 보기만 하고 듣기만 해도 상대방을 그냥 싫어하게 되고, 이미 편을 갈라버리는 단어이며, 감성적으로 등을 돌리게 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이성적인 논리전개를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린다. 

이런 말들을 사용하지 않고, 먼저 상대방의 어려움을 감정적으로 이해해보려 노력한 후에, 실제 우리가 마주한 문제들을 논의해본다면 보다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보다 나은 사회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정치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 나와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서평을 마치며 이 책의 저자가 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 쓴 말을 인용하려고 한다. 


우리는 어차피 한동안은 이 땅에 다 같이 발붙이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 서로 잘 지낼 수 있게 함께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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