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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여행자 Jul 24. 2022

플로리다 편지 6

2022.07. 12 지금은 플로리다 올랜도

저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집밥이 힘이다!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는데요 오랜 유학 생활로 집에서 떨어져 생활한 아들에게는 그 점이 늘 마음에 걸렸어요. 아들은 미국에서 7년 정도 홈스테이를 하며 다섯 곳의 홈스테이를 거쳤는데 잠깐 머물렀던 한 곳만 빼고는 모두 좋은 분들을 만나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되네요.

그중에서 한 가정은 자상하신 한국 분들이었는데 심지어 호스트가 한국요리 선생님! 저의 집밥 걱정을 말끔히 사라지게 해 주셔서 아들의 홈스테이 생활에 얼마나 마음이 놓였던지... 먼 타국 생활에는 특히 정성이 담긴 따뜻한 음식은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것 같아요.

‘밥은 먹고 다니냐?’가 유행어가 될 정도인 한국의 ‘밥심’ 정서라 할까요?

그러나 아들이 대학을 진학하고 홀로 독립을 하게 되면서 과연 식생활이 어떻게 될지 다시 걱정이 시작되었죠.

플로리다로 아파트를 얻고 이사 와서

몇 가지 음식 하는 방법을 속성으로 가르쳐 주었지만 과연 잘해 먹을 수 있을까 염려되었어요.

혼자라고 대충 먹는 습관은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

더구나 혼밥 마니아인 저는 혼자 먹을 때도 대충 먹자는 생각은 전혀 없는 사람이므로 독립하여 살게 된 아들도 잘 챙겨 먹는 습관을 갖길 바랐답니다.

눈 높이 교육(?)으로  요리 실습 중인 아들

그리고 몇 개월 만에 다시 방문한 아들 집. 혼자 살기를 시작한 아들은 가끔은 요리를 한다지만... 어느새 우버 이츠(배달음식)와 절친이 되었다죠.

이런... 냉장고와 주방 서랍장을 열어보니 도대체 이 녀석은 뭘 먹고 산거죠? 여기가 단식원이냐? 으이그…


저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아침에 눈뜨면 밥 짓고 찌개 끓는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했던 따뜻함이 아직도 선한데 청소년기부터

타국 살이를 한 아들에게는 그런 부분을

계속 채워 줄 수 없던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아요. 그래도 함께 있는 동안에는 엄마

음식이 최고라며 그릇을 싹싹 비우는 녀석의 모습을 보면 나는 안먹어도 배부른 느낌.

그게 부모 마음이겠죠?

그리하여 텅 빈 냉장고를 채우기 위해 당장 한국 마트로 달려갔어요.

미국의 한국 마트들은 식재료가 나름 잘

구비되어 있어 소소한 제 요리 기준으로는 크게 아쉬운 점이 없다 할까?

더불어 아시아 여러 나라의 식재료도 두루 갖춰져 있어 쇼핑 재미도 쏠쏠해요.

올랜도에는 큰 한국 마트가 두 곳 있고

아마 한 곳이 더 생길 예정인 것 같은데  

플로리다에서는 아무래도 올랜도가 한국 식재료 사기에는 좋은 곳 같아요.

플로리다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도 꽤

장거리지만 올랜도로 장을 보러 오기도

하니까요.

한국 마트의 한식 재료와 밑반찬 코너

한국 마트에 가면 의외로 많은 외국인들도 한국 식재료를 사러 오는데 그 모습에 괜히 제가 다 뿌듯해지더라고요.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도 전보다 훨씬 높아졌고요. 한 외국인이 제가 떡볶이 떡을 사는 걸 보고는 무슨 음식인지 묻기에 친절하게 설명도 해드렸답니다.

유창하지 아니한 영어지만 뭔가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여 말이죠. 하하하…

올랜도에 있는 동안 든든하게 장을 봐온

재료들로 엄마표 집밥 풀가동!

우리 혼자 살아도 절대 대충 먹지 않기로 해요! 자.. 약속!

가열차게 해서 바친 집밥 일부.

  다른 저의 글을 직접 목소리로 담은 오디오 에세이는 힐링 오디오[나디오]에서 청취 하실  있어요.

*작가소개 페이지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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