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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여행자 Jul 12. 2022

플로리다 편지 5

2022년 7월 6일 지금은 플로리다 올랜도

오늘은 아들의 미국 운전면허 갱신을 하러 DMV라는 곳에 갔어요. 이곳은 한국의 운전면허 관리 기관 같은 곳인데 특이한 점은 각 관할 세금 징수관에 소속되어 있다는 거예요. 아들이 오레건 주에서 플로리다 주로 번호판과 면허 이전을 하러 왔을 때 Tax collector라고 되어 있어 웬 세무 징수? 라며 의아했는데 미국은 세무 징수관에서 운전면허 관련 업무도 함께 맡고 있더라고요. 이번에는 아들의 운전면허 갱신 기간이 되어 갔는데 말이죠 대환장의 기다림이 시작되었어요!

DMV 방문은 예약을 해야 기다리지 않고 업무를 볼 수 있는데 면허 갱신 업무는 근처 관할 다른 곳 마저 다음 달까지 예약이 꽉 차있어 직접 가는 수밖에 없었어요.

다음 날, DMV에 오픈 시간 살짝 지난 후 도착하니 벌써 꽤 많은 사람들이 대기 중이었고 우린 번호표를 뽑고 얌전히 기다렸죠.

그곳은 운전면허 시험장도 있는데 운전면허를 합격하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  겨우 버텼지만 2시간 남짓 기다려야 했죠.

아무리 예약을 안 했다 해도 진행 속도가 정말 속이 터질 지경이었어요.

운전 면허 기관 DMV가 속해 있는  세무 징수관 모습
DMV에 있는 운전 면허 시험장

사실 아들이 플로리다로 이사 오면서 자동차 보험이라던가 각종 유틸리티 이전하고 신청할 때 미국 기관들의 업무처리 속도를 보면서 익히 고구마 백개는 먹은 듯한

답답함을 목격한 바 있었기에 각오는 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이야... 실수나 없으면 다행인데 실수까지 있는 경우도 있어서 뒷목을 잡았었는데요,

정말 한국의 업무처리 속도는 그 어디에 비교해도 최고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답니다. 아들도 한국에서 구청에 신청한 민원이  5분 걸려 처리되는 걸 보고 정말 감동이었다고 해요. 아무튼 그렇게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우리 순서! 그러나 해당 창구에서 가져온 서류를 보며 직원이 하는 말은 유학생이라 I-20(입학 허가서) 서류도 있어야 하니

다시 가져오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  아들은 창구 직원에게 홈페이지에 적힌 대로 해당 서류들을 챙겨 왔고 안내글에는 I-20에 관한 건 없었다고 했지만 유학생이라 필요하다는 말이 돌아왔죠. 아… 기다린 2시간이 물거품이 되는 멘붕의 카오스… 결국 집으로 가기 위해 그곳을 빠져나오며 뒷목 잡은 아들에게 나는 ‘홈페이지에 관련 사항을 잘못 본건 아니지?’ 라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해버렸다죠.

홈페이지 안내에는 외국인에 관한 구비 서류는 있어 챙겼지만 유학생 서류에 관한 내용은 따로 없었다는 아들내미의 깊은 한숨… 이내 우리는 성질내는데 에너지를  소비하는 건 부질없다는 것을 바로 깨닫고 지금 필요한 건 무엇인지 안테나를 잽싸게 돌려 서류를 챙겨서 다시 DMV로 향했어요.

살다 보면 참 많은 변수가 생기고 그 순간엔 당황하고 화가 나는 순간이 있지요.  그러나 아스팔트 위의 계란이 익을 정도로 무더운 날씨에 분노로 채우는 것은 할만한 짓이 못 되기에 우선 열을 식히는 게 최선이니 달달하고 시원한 음료와 간식을 샀어요. 어후… 당 떨어져…

다시 서류 챙겨 오라는 청천벽력 상황과 열 식히는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 주문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고요? 데자뷔처럼  다시 번호표를 뽑아야 했고  또 2시간 넘는 시간을 기다려 면허증 갱신을 완료했어요. 휴우…

더 압권은 우리처럼 기다렸다가 서류 미비 등으로 그냥 돌아가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는데 표정은 대체로 태평했다는 거예요. 대단하다...

서류가 잘 갖춰지고 사진도 그 자리에서 찍은 후 단 10분여 만에  갱신된 운전 면허증을 발급받았답니다.

이상 질풍노도의 운전면허증 갱신 기였어요. 미국에서 기관 등에서 업무 보시려면 꼭 미리 예약하시고 서류도 두 번 세 번 확인하세요!

참고로 미국에선 전화 상담원 업무도 한 오백 년 걸리는 경우가 참 많아요. 한국 사람들은 화병 주의! 엉엉~


유튜브​ <<영상도 업로드 했어요!

숲이 많은 오레건 주와 오렌지가 유명한 플로리다 주의 차량 번호판

                                  from. 시간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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