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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여행자 Jul 05. 2022

플로리다 편지 4

2022년 6월 28일 지금은 플로리다 올랜도

이전에 두 번 정도 플로리다 올랜도를 방문했을 때는 11월에서 1월 사이였는데 초가을 정도의 기온을 오가며 청명하고 비도 많지는 않아 다니기 꽤나 좋은 날씨 었어요. 그리고 6월의 날씨는… 투명하고 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으로 눈이 부시다가 갑자기 천둥, 번개 동반한 소나기가 퍼붓는 호떡 뒤집는 듯 한 날들이 종종 있어요.

오늘 플로리다는 아직까지는 아주 맑음! 이런 여름 무드에서 수영이 빠질 수 없죠.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이 수영이기도 하니까요. 이곳 아파트 단지 내에는 바비큐 데크도 갖추어진 적당한 크기의 수영장이 있는데 나름대로 관리가 잘 되어 있답니다. 커다란 타월과 물 한 병을 들고 설레는 걸음으로 수영장으로 향했어요.

분명 눈이 부신 파란 오후의 수영장 / 악어 아님!! 플로리다에 지천으로 노니는 꼬마 도마뱀

아무도 없는 평일의 독차지. 뜨거운 햇살을 피해 파라솔 그늘 아래 선베드에 타월을 깔고 누워 봅니다. ‘에구구…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커다란 나무들이 드리운 사이 이름 모를 새의 예쁜 지저귐을 배경으로 누워 탐스런 구름이 피어나는 하늘을 카메라에 담아 봅니다. #플로리다 #올랜도하늘 #수영장 인스타그램에도 충실히 담아보는 오늘의 하늘...

수영장 바로 옆 피트니스에서 외부로 나지막이 켜 놓은 라디오에서는 디제이의 목소리에 이어 마이클 부블레의 Kssing a fool 이 흘러나오고 있어요.

아…이 곡을 듣고 있자니 몇 년 전 크리스마스에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난 조지 마이클이 떠오릅니다. ‘Last Christmas’ 도 갑자기 듣고 싶어지는 녹아내릴 듯한 나른한 오후... 고요한 풀 안으로 발끝을 먼저 살짝 넣어 보니 물 온도가 딱이네요.  이제 물개처럼 멋지게 물살을 가르면 되겠어요!

누워서 바라 본 하늘 / 한국에서 온 물개 아줌마와 점점 수상해지는 하늘


어릴 때는 주로 물놀이 정도였지만 성인 되고 수영을 강습받고 평형, 자유형, 배영까지 배우게 되니 수영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고요한 수면 위 부력에 힘을 빼고 몸을 맡기면 한없이 자유로운 기분이 된답니다. 복잡한 세상 속에 홀로 외딴곳에 있는 평온한 기분... 특히 물 위에 누워 배영을 하며 하늘을 바라보면 마치 물이 아닌 하늘에 누워있는 듯한 착각이 들어 좋아요. 물 위에 누워 콧노래도 불러 보세요. 왠지 헤드폰으로 내 목소리를 듯는 듯 고요하게 물을 가르는 소리와 숨소리도 더 잘 들려요. 그런데 점점 수상한 구름이 어둡게 깔리더니 곧이어 빗방울이 후드득...

이내 대차게 쏟아지기 시작하고 심지어 하늘이 번쩍 하더니 우르르 콰앙!

그렇지... 이 변덕스러움이 플로리다 여름 날씨랬지? 빗속에서 두어 번 수영장을 횡단하다 분위기를 보니 어째 싸해지네요.

 잽싸게 타월을 두르고 가져온 보따리를 집어 들고 잰걸음으로 수영장을 나왔어요. 몇 걸음 옮기는데 하늘에 불이 번쩍하더니 콰광!!

아악! 소... 손끝으로 천둥의 울림이 느껴지는 건 난생처음이에요!  결국 오두방정 샤우팅을 지르며 집으로 뛰쳐 들어온 올랜도의 오후였어요.

**유튜브 <시간 여행자 올리비아 >와 인스타그램에 플로리다 일상 업로드 중이에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고 놀러 오세요!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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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 번개 세트로 퍼붓는 플로리다 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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